트럼프, '교황 막말' 비판 伊 멜로니 향해 "용기 있는 줄 알았는데"

이탈리아 일간 인터뷰…"유럽·이탈리아 이민 때문에 자멸할 것" 공격
"전쟁 상황 전혀 몰라" 교황 또다시 비판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04.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탈리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이란 전쟁 지원을 거부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향해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인터뷰에서 "당신들의 총리가 석유 확보를 위해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다"며 "상상할 수 없다. 그녀에게 충격을 받았다. 용기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틀렸다"고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멜로니 총리가 "미국이 이탈리아에 매우 중요하지만, 그저 이탈리아가 개입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만 말한다"며 "미국이 그녀를 대신해 일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멜로니 총리와 대화를 나눴는지에 관한 질의에 "오랫동안 하지 않았다"며 "그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해 우리를 돕고 싶어 하지 않고, 핵무기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매우 다른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멜로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교황 공격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한 것을 두고는 "받아들일 수 없는 쪽은 바로 그녀"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이란은 기회만 생기면 2분 안에 이탈리아를 폭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멜로니 총리는 유럽 주요국 정상 중 트럼프 대통령과 이념적으로 가까운 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멜로니 총리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취임식에 초청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멜로니 총리를 유럽을 휩쓸고 다니는 '환상적인 여성'이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그러나 이란 전쟁 발발 후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반대' 메시지를 내는 교황을 향해서도 막말 공격을 퍼붓자 "용납할 수 없다"며 "교황이 평화를 촉구하고 모든 형태의 전쟁을 규탄하는 것은 당연하고도 정상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이란 전쟁 지원 요구를 거절한 유럽 국가들을 향해 "자멸하고 있다"며 공격을 이어갔다.

그는 "이탈리아도 예전과 같은 나라가 아닐 것이다. 이민 문제가 이탈리아와 유럽 전체를 죽이고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너지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석유를 들여오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키기 위해 싸울 준비조차 되어 있지 않다. 해협을 열어두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레오 14세 교황이 이란 핵 위협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그는 전쟁에 대해 말해서는 안 된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이란에서 4만 2000명의 시위대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두고 "나의 친구이자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이민 문제에 있어 훌륭한 성과를 냈다. 이탈리아가 한 것처럼 사람들이 나라를 망치러 오는 것을 방치하지 않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