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노르웨이 남성, 형 줄기세포 이식받고 HIV 완치 '기적'
HIV 침투 막는 특정 변이 유전자 가진 형의 줄기세포 기증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노르웨이의 한 남성이 형제로부터 줄기세포를 이식받고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서 사실상 완치되는 기적 같은 일이 발생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오슬로 대학병원의 의사인 안데르스 에이빈드 미레는 13일(현지시간) 혈액암을 앓던 63세 남성이 HIV에서 완치됐다고 밝혔다.
'오슬로 환자'로 불리는 이 남성은 지난 2006년부터 HIV를 앓아 왔으며, 지난 2017년 골수이형성증후군이라는 치명적인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HIV와 혈액암을 모두 치료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가진 기증자를 찾으려 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환자의 형을 기증자로 선택했다.
그런데 지난 2020년 이식 당일 의료진은 형이 HIV의 세포 침투를 막는 CCR5 유전자의 특정 변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변이는 북유럽 인구의 약 1%만이 갖고 있다.
미레는 "우리는 전혀 몰랐다"며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가 "마치 복권에 두 번 당첨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이식 2년 뒤 환자는 체내 HIV 수치를 낮춰주던 항레트로바이러스제 복용을 중단했다. 연구진은 그의 혈액, 장, 골수 샘플에서 바이러스의 흔적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의료진은 "실질적으로 그는 완치됐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슬로 대학교의 공동 연구 저자 마리우스 트로세이드는 환자의 면역 체계가 기증자의 것으로 "완전히 대체됐다"며 "치료된 환자의 골수와 장에서 이러한 현상이 관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슬로 환자'는 아마도 더 이상 환자가 아닐 것"이라며 "적어도 그는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혈관암 치료를 위해 줄기세포 이식을 받은 후 HIV가 장기적으로 완화된 전 세계 약 10명의 사례 중 가장 최근의 사례다.
이 이식 수술은 고통스럽고 위험하며, HIV와 혈액암을 모두 앓고 있는 소수의 HIV 감염자에게만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러한 희귀 사례를 연구함으로써 HIV의 작용 메커니즘을 더 깊이 이해하고, 모든 환자를 위한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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