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되는 헝가리 총선…'열세' 오르반 총리 "외국 정보기관 선거 개입" 주장

친트럼프 극우 총리, 12일 총선서 16년 만에 실각 가능성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오는 12일 헝가리 총선을 앞두고 실각 위기에 빠진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야당이 외국 정보기관과 공모해 "선거를 방해하려고 한다"고 공격했다. 야당은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라고 맞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오르반 총리는 소셜미디어에서 "우리의 적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 정보기관이 혼란을 조성하기 위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르반 총리는 이어 야당이 외국 정보기관과 '공모'하고 자신의 지지자들을 폭력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혼란과 압박, 국제적 비방을 이용해 헝가리 국민의 결정을 의심스럽게 만들려는 조직적인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티서당의 페테르 머저르 대표는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집권당 피데스가 수개월 동안 자행해 온 일련의 선거 부정과 범죄 행위, 정보 작전,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는 티서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사실을 바꿀 수 없다"고 응수했다.

머저르 대표는 헝가리인들에게 "어떠한 도발에도 넘어가지 말 것"을 촉구하는 한편, "물러나게 될 총리는 헝가리 국민의 심판을 마땅히 침착하고 품위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르반 총리는 1998~2002년 첫 임기를 지낸 뒤 실각했다가 2010년 재집권해 장기 집권 중이다. 그는 헝가리를 '비자유주의 국가'라고 부르며 강경 보수 포퓰리즘 정책을 펼쳐 오는 한편, 친러시아 대외정책으로 유럽연합(EU)과 갈등을 빚고 있다.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오르반 총리의 집권당 피데스는 '부패와의 전쟁'을 내건 중도우파 성향의 티서당에 뒤처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헝가리 푸블리쿠스 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티서당의 지지율은 52%로 39%의 지지율을 기록한 피데스당을 크게 앞섰다.

총선을 앞두고 오르반 총리와 머저르 대표는 상대 당을 향해 외국 세력과 결탁했다고 비난을 퍼붓고 있다.

앞서 오르반 총리는 TV 인터뷰에서 "외국 정보기관이 헝가리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외국 세력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위해 헝가리 총선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머저르 대표 역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오르반 총리 선거 유세 참석을 위해 헝가리를 방문하자 "어떤 외국도 헝가리 선거에 간섭할 수 없다"며 "여기는 우리나라다. 헝가리 역사는 워싱턴, 모스크바, 브뤼셀에서 쓰이는 것이 아니라 헝가리의 거리와 광장에서 쓰인다"고 비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르반 총리와 찍은 사진을 게재한 뒤 "매우 존경받는 총리", "놀라운 성과를 입증해 온 강력하고 힘 있는 지도자"로 추켜세우며 헝가리 국민들을 향해 "빅토르 오르반에게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