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막말 꾹 참던 英스타머 "지긋지긋"…금 가는 특별관계
이란전쟁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에 푸틴과 엮어서 직격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견주며 "지긋지긋하다"고 표현했다. 이란 전쟁을 계기로 서방 동맹 균열 속에 그나마 '특별 관계'를 지켜온 미국과 영국 사이에도 금이 가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9일(현지시간) 영국 ITV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이나 트럼프가 전 세계에서 벌이는 행동 때문에 전국 곳곳에서 가정의 에너지 요금이, 기업의 에너지 비용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 사실이 지긋지긋하다(fed up)"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이란 전쟁 지원 요구에 대해 "우리는 전쟁에 끌려들어 가지 않을 것이라고 계속 말해 왔다. (참전에는) 합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어떤 압력에도 흔들리거나 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를 요구하며 '문명 말살' 같은 극단적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서는 직접적 비난을 자제하면서도 "내가 쓸 만한 표현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스타머 총리는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에 관해서는 "사람들이 (합의의) 첫째 둘째 날 하는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실제 이행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중단을 휴전에 포함해야 한다며 "그들은 틀렸다. 이런 일이 벌어져선 안 된다.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타머 총리는 인권 변호사 출신의 중도 좌파 지도자라는 배경에도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그와 개인적 친분을 쌓으며 돈독한 미영 관계를 유지해 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나 관세 문제를 둘러싼 트럼프의 막말에도 쓴소리는 참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에서 동맹들이 미국을 돕지 않는다고 비난하면서 스타머 총리에게 재차 개인적인 앙금을 드러냈다. "그는 윈스턴 처칠(2차 세계대전 시기 영국의 총리)이 아니다", "영국 항공모함은 장난감 수준"이라는 발언을 일삼았고, 스타머 총리를 사석에서 '패배자'라고 부르고 다닌다는 보도도 나왔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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