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상호방위조항 살펴보는 EU…트럼프 '나토 탈퇴' 대비 자구책

이란 키프로스 공격 이후 논의 부상
"발동 절차 설명 지침서 작성 계획"

2023년 11월 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게양된 유럽연합(EU)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23.11.0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유럽연합(EU)이 회원국 간 상호방위 조항 발동 조건 구체화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를 들먹이며 위협하자 나토 의존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1일(현지시간) 유럽 정책 전문 매체 유락티브(Euractiv)에 따르면, 복수의 외교관과 관리들은 유럽대외관계청(EEAS)이 EU 조약의 42조 7항 발동 절차를 설명하는 지침서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42조 7항 상호방위 조항은 EU 회원국이 자국 영토 내에서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다른 회원국들이 유엔 헌장 51조에 따라 군사적 지원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원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두 소식통은 나토 집단방위 조항과 EU 상호방위 조항이 각각 적용되는 경우, 두 조항이 모두 적용되는 경우 등 세 가지 시나리오에 대비해 회원국이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을 개괄하는 지침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의는 유럽 국가들이 이란 전쟁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탈퇴를 검토하겠다는 발언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일간 텔레그레프와의 인터뷰에서 나토가 이란 전쟁에 동참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탈퇴는) 재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나토에 흔들리지 않는다. 그들이 종이호랑이라는 점을 항상 알았다. 푸틴(러시아 대통령)도 그 점을 안다"고 했다.

지금까지 EU에서 상호방위 조항을 발동한 국가는 프랑스 1곳뿐이다.

프랑스는 2015년 11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파리 테러 공격 이후 해외 임무에 파견된 일부 군 병력을 귀환시키기 위해 상호방위 조항을 발동했다. 당시 EU 회원국들은 주로 물류 지원을 제공했고, 벨기에와 독일은 정보·경찰·대테러 전문가를 지원했다.

EU 상호방위 조항에 관한 논의는 이란 드론이 키프로스를 공격한 이후 재부상했다.

니코스 크리스토둘리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이달 말 열릴 예정인 EU 정상회의 의제로 상호방위 조항의 실질적 운용 방안을 올리길 원한다고 밝혔다.

키프로스는 나토 비회원국인 4개 EU 회원국 중 하나로, 이란 드론 공격을 받았을 당시 상호방위 조항을 발동하지 않았다. 대신 일부 유럽 국가가 개별적으로 키프로스를 보호하기 위해 군사 자산을 파견했다.

한편 EEAS는 △안보 위협 평가 △EU 안보 정책을 개념화한 공동 정책 문서 △이행 로드맵 등으로 구성된 새로운 안보 전략도 작성하고 있다. 여기에 상호방위 조항에 대한 언급도 포함할지는 불분명하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