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이어 러 동맹 또 쓰러질라…푸틴, 이란 발벗고 돕는 이유
마두로 축출에 쿠바도 美압박에 위기…러의 중남미 영향력 약화
시리아 친러정권 종식 이어 중동 전쟁 결과 따라 역내 영향력 우려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의 반사효과로 러시아가 수혜를 입고 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면서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 경제에 활력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이번 전쟁이 러시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동맹 세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의 영향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월 베네수엘라를 급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압송한 후 베네수엘라 원유 이권에 관여했다. 베네수엘라는 러시아 무기의 주요 구매국이면서 러시아가 원유 사업에 수억 달러를 투자한 곳이다.
게다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 행동은 쿠바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줬고, 미국은 쿠바 정권 전복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서반구에서 대표적인 반미 국가이자 러시아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였던 두 국가의 붕괴는 러시아의 영향력 약화를 뜻한다.
중·남미 외에도 지난해에는 30여 년간 영토 분쟁을 벌이던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하에 평화선언에 서명하기도 했다. 두 국가는 전통적으로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한 지역이다.
랜드연구소의 사무엘 차랍 연구원은 "남캅카스(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를 포함한 캅카스산맥 남쪽 지역)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가 의도적으로 러시아를 자극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는 중동에서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 2024년 12월 시리아에서는 러시아가 지원하던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반군에 의해 축출되면서 14년간 이어져 온 내전이 종식됐다.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운영 중인 타르투스 해군 기지와 흐메이밈 공군 기지는 러시아의 중동 및 지중해 전략에서 핵심적인 자산이다.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 붕괴 후 기지 운영을 두고 새 정부와 협상 중이지만 운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이란 전쟁마저 미국의 승리로 끝이 날 경우 러시아는 중동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자국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러시아는 이란에 중동 지역의 미군을 타격할 수 있도록 위성 이미지와 드론 기술을 제공하는 등 이란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대통령 특사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특사 및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의 회담 자리에서 미국에 러시아 관련 정보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을 중단하면 중동 내 미군 자산에 대한 정보를 이란에 제공하는 것을 중단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이에 대해 다른 지역에서 영향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이란 전쟁은 러시아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러시아는 이란 정권이 생존해야 중동에서 영향력을 유지할 발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러시아로서는 파트너 국가들이 미국의 군사력을 막아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WSJ는 전했다. 이란을 지원하면서 러시아의 영향권 내에 있는 국가들이 미국에 굴복하는 것을 단속할 수 있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이란 외에도 쿠바 등에 대한 지원을 시사하면서 자국의 영향권이 줄어드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쿠바에 대한 재정 및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밝힌 데 이어 약 73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러시아 유조선인 '아나톨리 콜로드킨'이 쿠바 해역에 진입해 항구로 향하고 있다. 아나톨리 콜로드킨호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쿠바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극우 정치평론가인 알렉산드르 두긴은 "지금 진정한 애국적 개혁이 시행되지 않으면 상황은 더욱 예측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우리의 파트너들이 하나씩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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