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6000년' 뼈에서 개 유전자 찾았다…빙하기 말부터 인간과 지내

'네이처' 연구논문 2편 게재…기존 개 유골보다 5000년 앞서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유전자 분석 결과 개는 농경 사회가 시작되기 전 빙하기 시대 말엽부터 인간의 손에 길들여진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개가 최소 1만 5800년 전 구석기 시대부터 늑대와 유전적으로 분화됐다는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2편이 유명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됐다. 약 1만 년 전 빙하기가 끝난 후 시작된 농경보다 약 5000년 더 이른 시기다.

개는 인간이 최초로 가축화한 동물로 알려졌지만, 그 시점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여러 고고학 유적에서 개로 추정되는 동물 유해가 발견됐음에도 가축화 초기 단계의 개는 늑대와 골격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이들을 구별하기 위해 유전자 분석이 필요했다.

연구에 따르면 튀르키예 피나르바시 유적에서 발견된 1만 5800년 전의 동물 머리뼈 유해가 유전자 분석 결과 가장 오래된 개의 뼈로 확인됐다. 이전 러시아 북서부에서 발견된 1만 900년 전의 개 유골보다 5000년 이상 앞선 기록이다.

또 개는 적어도 1만 4000년 전부터 영국, 스위스 등 유럽과 서아시아 전역에 널리 퍼져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영국 남서부 고프 동굴에서 발견한 1만 4300년 전의 동물 유골 역시 유전자 분석 결과 기존 기록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피나르바시와 비슷한 시기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 발견된 개들은 농경이 시작되기 수천 년 전부터 개가 이미 널리 분포돼 있었으며 인류 문화의 한 부분이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약 1만 4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스위스 타잉겐 케슬러로흐 동굴에서 발견된 가축화된 개의 위턱뼈 ⓒ 로이터=뉴스1

한편 튀르키예 유적에서는 인간과 개 사이 정서적 유대의 증거도 발견됐다. 피나르바시 유적 뼈의 동위원소 분석 결과 당시 튀르키예 개들은 현지 인간들과 유사하게 어류가 풍부한 식단을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적에서는 세 마리의 개 뼈가 인간의 무덤 위에 매장된 채 발견됐는데, 이는 당시 피나르바시에 살고 있던 인간 집단이 수행한 인간 매장 방식과 유사하다.

연구에 참여한 뮌헨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대학 소속 로랑 프란츠 교수는 개들이 인간을 위해 사냥이나 위협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 역할을 했을 것이라며 "이 개들이 오늘날의 반려동물과 똑같이 대우받지는 않았더라도 여전히 강한 유대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AFP통신에 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