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대통령 "이란 전쟁은 국제법 위반이자 '재앙적 실수'"

메르츠 정부도 전쟁 장기화에 미국 비판 입장 선회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독일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전쟁은 국제법을 위반하는 "재앙적인 실수"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로이터통신,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이날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베를린 독일 외무부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이번 전쟁은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미국에 대한 임박한 공격을 정당화할 근거가 없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국제법 위반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의 외교 정책에 더 설득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전쟁을 불필요하고 "정치적으로 재앙적인 실수"라고 규정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 소속이다. 내각제인 독일의 대통령은 대부분 의례적이고 상징적인 역할을 담당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등 내각의 정치인보다 자유로운 발언이 가능하다.

미국과의 동맹을 중시해 온 메르츠 총리는 지난달 28일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란과의 전쟁을 개시하자 "지금은 우리의 파트너와 동맹국들에 훈계할 때가 아니다"라며 미국을 지지했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독일 국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메르츠 총리는 "이 작전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납득할 만한 계획이 없다"며 미국과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드러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신랄한 비판은 "이란 전쟁에 대한 독일의 입장과 미국과의 관계를 둘러싼 국내 논쟁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평가했다.

한편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만큼이나 미국-유럽 관계에 심각한 균열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관계가 2022년 2월 24일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믿는 것처럼, 대서양 관계 또한 2025년 1월 20일(트럼프 2기 취임일)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단절이 너무 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이 러시아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면서 얻은 교훈을 특히 국방과 기술 분야에서 미국 의존을 벗어나는 데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