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주유 제한 조치…이란 전쟁 여파로 일부 주유소 고갈

개인 차량 하루 50리터 제한…사재기·국경 넘는 주유 급증

이란 전쟁 국면에서 인도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시발릭호가 16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인도 구자라트주 문드라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6.03.1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란 전쟁 여파로 유럽에서도 연료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슬로베니아 정부가 주유 제한 조치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슬로베니아 정부는 일부 주유소에서 연료가 고갈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임시로 주유량을 제한했다.

개인 차량은 하루 최대 50리터, 기업과 농업 등 우선 사용자에게는 200리터로 제한된다. 해당 조치는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유지된다.

이번 조치는 이란 전쟁 이후 연료 공급 불안이 확산되면서 사재기와 인접 국가 운전자들의 국경 간 주유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슬로베니아 전역 주유소에는 긴 줄이 이어졌고, 일부 주유소는 문을 닫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다만 로베르트 골로브 총리는 "국내 저장고는 충분히 채워져 있어 연료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라며 "문제는 주유소까지의 운송과 유통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최대 연료 유통업체인 페트롤(Petrol)이 공급 차질을 해소하지 못했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연료 거래와 핵심 인프라 운영 과정에서 위법 가능성이 있는지 조사하도록 지시했으며, 물류 운영에 대한 특별 감사도 요구했다.

또 일부 직원에 대해 형사 책임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내무부에 수사 보고서 제출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페트롤 측은 "최근 수요 급증이 원인일 뿐 공급 문제나 불법 행위는 없다"며 정부 주장을 반박했다.

정부는 공급 정상화를 위해 군 병력을 동원해 연료 운송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헝가리 MOL이 운영하는 일부 주유소는 이미 개인 30리터로 제한을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이번 조치는 중동 전쟁이 유럽 내 실물 에너지 공급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