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영역' 개념 창시자 獨 철학자 하버마스 96세로 타계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전후 독일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인 위르겐 하버마스가 14일(현지시간) 96세로 별세했다. 영국 BBC와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출판사 수르캄프는 하버마스가 이날 독일 뮌헨 남서쪽 슈타른베르크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하버마스는1929년 6월 뒤셀도르프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지역 상공회의소 회장)는 1933년 나치당에 가입했고 어린 하버마스는 히틀러 청소년단에 입대했지만, 제2차 세계 대전에는 나이 제한 때문에 참전하지 못했다. 전쟁 후, 하버마스는 마르부르크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1960년대 프랑크푸르트 대학교에서 철학과 사회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서독 대학들에서 일어난 학생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는데, 전통적인 마르크스주의와는 구별되는 '신좌파' 관점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사상 집단인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주요 구성원이었다.

그는 반세기 넘게 수십 권의 저서를 통해 진리와 이성에 대한 포스트모더니즘적 냉소주의의 흐름에 맞서 계몽주의 이상과 개인 및 사회의 자유 가능성을 굳건히 옹호했다.

특히 1960년대 초 '공공 영역'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민주주의가 국가의 통제에서 벗어난 공간인 공공 영역, 즉 숙의와 아이디어 교환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이 있을 때 비로소 건강한 형태로 등장하고 존속할 수 있다는 이론을 펼쳤다. 이 개념은 이후 정치학, 역사학, 미디어 연구 등 여러 학문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며 수많은 논문과 저서를 낳았다.

하버마스는 구순구개열을 가지고 태어나 어린 시절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는데, 그는 훗날 이러한 경험이 언어와 소통에 대한 자신의 사고방식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