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 9000m 기내 난투극…"인종차별이 싸움으로 번져"[영상]

튀르키예발 영국행 여객기, 승객 난투극에 벨기에서 비상착륙

튀르키예에서 영국으로 향하는 여객기에서 승객들의 난투극이 벌어지고 있다. (출처=엑스(X))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튀르키예에서 영국으로 향하는 여객기가 승객들의 난투극으로 인해 비상 착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뉴욕타임스(NYT), 영국 매체 '더 선'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영국 맨체스터로 향하던 영국 저가항공사인 제트2(Jet2)의 여객기가 상공 3만 피트(약 9144m)에서 비행하던 중 발생했다.

당시 모습을 담은 영상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 승객이 난투극에 휘말려 서로에게 주먹을 날리고 비명이 객실 전체에 울려 퍼지는 모습이 나온다.

승무원은 좌석 위에 올라서서 싸움을 멈추라고 승객들에게 호소하는 동안, 바로 앞의 한 남성은 다른 남성을 목조르기로 제압하고 있었다. 난투극이 계속되는 동안 좌석에는 피가 묻었고 다른 승객들은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여객기는 이륙 3시간 만에 벨기에 브뤼셀에 비상 착륙했다. 경찰은 싸움을 일으킨 남성 두 명을 체포했다.

제트2는 두 사람에 대해 영구 탑승 금지 조치를 내리고 이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이들을 계속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난투극이 시작된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한 목격자는 더 선에 "비행 초반부터 우리 뒤에 앉은 술에 취한 승객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시작했다"며 "다른 사람이 들을 정도는 아니었으나 우리가 듣기에는 충분히 큰 목소리였다"고 전했다.

문제의 승객은 담배를 구매하지 못하자 승무원에게 공격적으로 변했다. 목격자는 "그는 주변의 파키스탄인 승객들을 향해 대립적이고 위협적이며 노골적인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다른 목격자는 승객 중 한 명이 휴대전화로 시끄러운 음악을 틀자 다른 승객이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하면서 난투극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한편 항공기 내 난동 사건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장기 격리가 끝난 2021년에 증가하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5년까지 기내 난동 사건이 400% 증가했다.

검사이자 행동 전문가인 웬디 패트릭은 NYT에 항공기의 비좁은 환경이 분노를 빠르게 유발한다며, 다른 승객과 승무원의 상황 진정 시도가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