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우파 활동가, 반대 진영 정치폭력에 사망…이념갈등 악화 일로

리옹 극우단체 집회 경비하던 중 극좌 세력 습격
"정치폭력 책임져라" 우파 일제 공격에…LFI "현실과 달라" 반박

15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시위에서 한 시위자가 "우리 자매들을 위해, 프랑스를 위해 죽었다. 쿠엔틴에게 정의를!"이라는 문구가 적힌 프랑스 국기를 들고 있다. 2026.02.15.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둔 프랑스 남동부 리옹에서 좌파 정치인 반대 시위에 참석한 우파 청년 활동가가 좌파 진영으로 추정되는 무리의 집단폭행을 받고 사망했다.

AFP통신, 프랑스 르피가로, 르몽드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캉탱 드랑크(23)는 리옹 정치대학 앞에서 좌파 성향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소속 리마 하산 유럽의회 의원 강연을 반대하는 시위에서 상대 진영 무리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르몽드에 따르면 습격 당시 캉탱은 반이민·반이슬람 성향 극우 페미니스트 단체 '네메시스' 시위의 경호를 맡던 중이었다. 프랑스 TF1 방송을 통해 방영된 영상에서는 무리 10여 명이 바닥에 쓰러진 3명을 폭행하는 장면이 담겼고, 이 중 2명은 탈출에 성공하는 모습이 보였다.

캉탱은 피습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진탕으로 혼수상태에 빠져 지난 14일 숨을 거뒀다. 리옹 검찰청은 수사관들이 가해자 신원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오는 3월 전국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을 앞두고 프랑스의 극우 진영과 강성 좌파 사이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

캉탱이 숨을 거두자, 우파 성향 인사들은 캉탱의 죽음에 폭력을 조장한 LFI 정치인들의 책임이 있다며 일제히 공격을 가했다. 이들은 목격자 증언에 따라 LFI와 연계된 정치 단체 '죈가르드'(Jeune Garde)가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극우 성향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전 대표의 조카 마리옹 마레샬 유럽의회 의원은 "멜랑숑과 LFI 민병대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공격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법무장관도 "그를 죽인 것은 분명히 극좌 세력"이라며 강성 좌파 정치인들이 극단적인 언사로 "억제되지 않은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말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며 하산 의원과 장뤼크 멜랑숑 LFI 대표가 "유가족에게 단 한마디의 위로도 건네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멜랑숑 대표는 이번 살해 사건을 두고 "충격"을 표명하며 "유가족과 지인들에게 공감과 연민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의 운동이 폭력에 반대한다고 수십번이나 말했다"며 자당 정치인들이 정치 폭력을 야기했다는 비판이 "현실과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캉탱을 기리기 위해 극우 단체들이 주도한 시위가 남부 도시 몽펠리에와 파리에서 열렸다. 시위대는 "안티파 살인마들, 캉탱을 위한 정의를"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었다.

사건의 여파로 리옹 시의회는 좌우 정치인 모두 선거 운동을 중단했다. 리옹에서는 오는 21일 그를 추모하는 행진이 예정돼 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