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도 16세 미만 SNS 금지 추진…"혐오·폭력에서 아이들 보호해야"

보수 여당 전당대회에 안건 제출…"전면금지 vs 규제 강화" 이견

지난달 24일 호주의 한 14세 소년이 휴대전화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5일(현지시간) 인기 소셜미디어 웹사이트 레딧과 스트리밍 플랫폼 킥이 다음 달부터 16세 미만 이용이 금지된 웹사이트 목록에 추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프랑스, 스페인에 이어 독일 정부도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사용 금지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집권 연립여당 기독민주연합(CDU)의 지역 당원협의회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 제한을 촉구하는 안건을 오는 20~21일 열리는 CDU 전국 전당대회에 제출했다.

이 안건은 "공개 플랫폼에 대해 법정 최소 연령을 16세로 설정하고 의무적인 연령 인증을 동반하는 것은 명확한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청소년의 특수한 발달적 요구를 고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셜미디어 제한이 적용될 플랫폼이 무엇이 될진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으나, 해당 안건에는 틱톡을 비롯해 메타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CDU 지도부는 소셜미디어 제한 조치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 카르스텐 리네만 CDU 사무총장은 독일 빌트 인터뷰에서 "아이들에게는 어린 시절을 누릴 권리가 있다. 우리는 디지털 세계에서도 혐오, 폭력, 범죄, 조작된 허위 정보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CDU 노동 분과 수장 데니스 라트케도 이날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의 역동적인 발전이 미디어 리터러시(매체 이해 능력)를 앞지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곳에서 소셜미디어는 혐오와 가짜 뉴스의 집합소가 됐다. 따라서 나는 호주의 사례를 따라 연령 제한을 도입하자는 아이디어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중도좌파 성향 야당 사회민주당(SPD)은 소셜미디어 금지 정책이 효과가 떨어진다며 전면 금지보다는 플랫폼 규제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요하네스 셰츨 SPD 디지털 정책 대변인은 플랫폼 자체의 효과적인 통제를 촉구하며 전면적인 금지에는 반대한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그는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게 위험을 초래하기도 하지만, 참여와 의견 형성의 기회도 제공한다며 "전면 금지가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안건이 가결되더라도 독일 내각의 승인을 거쳐야 하므로 법제화 가능성과 시기는 불확실한 상태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앞서 호주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 주요 플랫폼에서 청소년 사용을 금지했다. 프랑스와 포르투갈 등 유럽 국가들도 유사한 조치를 추진하며 미국 소셜미디어 대기업들과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스페인에서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사용 금지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