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우린 미친 거 아냐…하지만 세계 상황이 매우 위험"

로이터·타스통신 인터뷰…"그린란드 러 위협론은 허구"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 드미트리 메드베데프가 2026년 1월 29일 러시아 모스크바 지역 자택에서 로이터, 타스통신, 워곤조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01.29.ⓒ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최근 인터뷰에서 세계 정세가 갈수록 위험해져 러시아가 글로벌 충돌을 원하지 않지만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러시아나 중국이 그린란드를 원한다는 서방의 주장은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하기 위해 지어낸 허구의 공포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메드베데프는 지난달 29일 모스크바 교외 자택에서 로이터와 타스통신, 러시아 전쟁 블로거 워곤조와의 인터뷰를 가지며 "(세계)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 고통의 임계치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글로벌 충돌(세계적 규모의 군사 충돌 의미)에 관심이 없다. 우리는 미친 사람들이 아니다. 수백 번 말해왔다. 누가 글로벌 충돌을 원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그럼에도 "불행히도 글로벌 충돌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자신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인 것이 어쩔 수 없었고 또 다른 대규모 전쟁이나 충돌도 자신들이 원하지 않지만, 세계가 위험해져 언젠가 글로벌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의미다.

메드베데프는 또 미국이 축출된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미국으로 압송한 것에 대해 "도둑질"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그는 미국의 이 작전이 국제관계를 파괴했으며 베네수엘라가 이를 전쟁 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두로 대통령에게 일어난 일은 명백히 어떤 국제법 규범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하며 "이것은 국제관계 전체 시스템을 깨뜨린다. 만약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외국 세력에 의해 '도둑질' 당했다면, 미국은 그것을 전쟁 행위로 간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는 서방이 제기하는 러시아와 중국의 그린란드 위협론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의 이른바 '위협'은 단순히 공포 이야기일 뿐"이라며 이것이 서방 지도자들이 정치적·군사적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위협은 실제 모스크바나 베이징의 지정학적 의도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메드베데프는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싼 서방 내 긴장이 나토 내부의 단합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사태가 군사 충돌이나 직접 대결로 치닫지 않고 더 차분한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것은 대서양 동맹의 단합에 심각한 도전이다. 아마도 군사 개입과 나토 내부의 전투로 가기 전에 더 차분한 시나리오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마치 걱정하는 듯이 서방 내부 불화를 부각함으로써 '러시아가 위협'이라는 프레임을 바꾸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메드베데프의 발언은 러시아와 서방 국가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그린란드처럼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에서의 국제적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그린란드는 지리적 위치, 천연자원, 북극 안보 및 해상 수송로에서의 중요성 때문에 최근 몇 년 동안 국제적인 관심을 더욱 끌고 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