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천사 그림 복원, '멜로니 얼굴'로 성형"…총리 닮은꼴에 伊 발칵

로마 교구 "기독교 전통, 기도 목적 외 오용·악용 안돼"
복원 맡은 성물 관리인 "원래 상태로 되돌렸을 뿐"

1월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루치나 산 로렌초 대성당의 천사 프레스코화. 이탈리아 문화부와 천주교 로마 교구는 복원된 천사의 모습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닮았다는 논란과 관련해 조사에 작수했다. 2025.01.31.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탈리아 로마의 루치나 산 로렌초 대성당 내부의 천사 프레스코화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모습으로 복원됐다는 논란이 일면서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닮은꼴 논란'은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가 처음으로 제기했다. 복원 전에는 평범한 케루빔 천사의 모습이었지만, 복원 후에는 멜로니 총리의 얼굴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복원 전후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자 멜로니 총리도 논란에 가세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복원된 천사 사진과 웃는 이모지를 함께 올리며 "아니요, 저는 분명 천사처럼 생기지 않았어요"라고 적었다.

논란이 날로 커지자 이탈리아 문화부는 성당에 기술자들을 파견했다. 문화부 측은 "어떤 작업이 이뤄졌는지 성격을 규명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후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마 교구 총대리 발다사레 레이나 추기경도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해 즉각 필요한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며 "성스러운 예술과 기독교 전통의 이미지는 전례 생활과 개인·공동체 기도를 도울 목적 외에는 오용되거나 악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본당 신부인 다니엘레 미켈레티는 이탈리아 안사 통신에 "확실히 어느 정도 닮은 점은 있다. 하지만 왜 그렇게 복원됐는지는 복원자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라며 "예배당을 원래 모습 그대로 복원해 달라고 요청했을 뿐이다. 나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그림은 2000년에 그려진 것으로 보호 대상인 문화유산이 아니고, 예배당이 누수 피해를 입어 그림을 복원할 필요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복원을 맡은 성물 관리인 브루노 발렌티네티에 대해서는 "아무렇게나 칠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주 실력 있는 사람"이라고 두둔했다.

1월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루치나 산 로렌초 대성당의 천사 프레스코화. 이탈리아 문화부와 천주교 로마 교구는 복원된 천사의 모습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닮았다는 논란과 관련해 조사에 작수했다. 2025.01.31.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발렌티네티는 "교회에서 고쳐 달라고 해서 고쳤다. 2년에 걸쳐 작업했고 1년 전에 끝냈다"며 그림을 원래 상태로 되돌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원에서는 층을 벗겨내면 원래의 디자인이 다시 드러난다. 나는 그것을 따라 그리고 색을 다시 입혔다. 디자인은 훼손돼 있었지만 윤곽을 되살려 따라 그릴 수 있었다"며 "나는 여기서 산다. 나는 장인이다. 나를 받아준 신부에게 감사의 뜻으로 자원해 작업했다"고 해명했다.

과거 우익 정치계와 연관돼 있다는 보도도 부인했다. 마지막으로 투표한 게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는다며, 천사의 얼굴이 멜로니 총리와 닮았다는 주장도 "멜로니가 아니다. 나는 25년 전의 모습 그대로 얼굴을 복원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