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성폭행 재판' 앞둔 노르웨이 왕세자비…이번엔 엡스타인 추문
"아들 배경 화면으로 나체 여성 추천"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장남의 성폭행 재판을 앞두고 사면초가에 몰린 메테-마리트(51) 노르웨이 왕세자비가 이번에는 '희대의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이 드러나면서 왕실 입성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최근 미 법무부가 공개한 수백만 페이지 분량의 엡스타인 관련 기밀문서에 따르면 메테-마리트 왕세자비의 이름은 1000회 이상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AFP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두 사람이 나눈 이메일 내용은 노르웨이 대중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공개된 이메일에서 왕세자비는 앱스타인에게 "15살 아들의 배경화면으로 서핑보드를 든 벌거벗은 여성 두 명을 제안하는 것이 엄마로서 부적절할까?"라고 묻는가 하면, 엡스타인을 향해 "매우 매력적이다(Very charming)"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또한 2012년 엡스타인이 "아내감을 찾으러 파리에 왔다"고 하자, 왕세자비는 "파리는 불륜(adultery)에 좋고, 아내감으로는 스칸디나비아 여성이 더 낫다"고 답하는 등 왕실 구성원으로서 부적절한 농담을 주고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엡스타인이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이 2008년임을 감안하면, 그의 범죄 전력을 알고도 친분을 유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논란이 커지자 메테-마리트 왕세자비는 성명을 통해 "판단력이 부족했다. 앱스타인과 접촉한 것을 깊이 후회하며 매우 당혹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왕세자비는 엡스타인의 배경을 자세히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으나, 2011년 당시 그에게 보낸 메일에서 "구글에 검색해보니 내용이 별로 좋지 않다"며 웃는 이모티콘과 함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 진정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
노르웨이 왕실 전문가 오레-외르겐 슐스루드-한센은 "왕세자비는 결코 사적인 인물이 될 수 없다"며 "이는 명백한 판단력 상실이며 그녀를 보좌하는 모든 안전장치가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번 스캔들은 왕세자비의 장남 마리우스 보그 호이비(29)의 성폭행 재판을 불과 이틀 앞두고 터져 나와 파장이 더욱 크다. 호이비는 4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포함해 총 38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되어 화요일부터 오슬로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다. 유죄 판결 시 최대 16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노르웨이 유력지 아프텐포스텐(Aftenposten)은 사설을 통해 "이 사건 이후 메테-마리트가 과연 여왕이 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군주제에 대한 회의론을 시사했다.
불치병인 폐섬유증을 앓고 있으며 최근 폐 이식 수술 가능성까지 제기된 왕세자비는 건강 악화와 장남의 범죄, 그리고 본인의 추문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하게 됐다.
호콘 왕세자는 기자의 질문에 "왕세자비는 재판 기간 중 사적인 여행을 위해 자리를 비울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메테-마리트 왕세자비는 2001년 호콘 왕세자와 결혼 당시 미혼모이자 평민 출신으로 화제를 모았고 왕세자비가 결혼 전 관계에서 얻은 아들인 마리우스 보그 호이비는 왕위 계승권은 없지만 그동안 왕실 일원으로 활동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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