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美기지 등 일부 주권 내주는 '키프로스 모델' 부상

방위협정 개정해 광범위한 통제권 부여하고 일부 사실상 美영토화…나토 내부 중재안
'중·러 희토류 채굴권 획득 금지'도 포함…덴마크·그린란드는 반대 가능성

그린란드에 설치된 미국의 피투피크 우주군 기지 표지판. 2025.3.28./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그린란드 전체를 미국에 양도하는 대신 미군 기지와 같은 일부 지역에 대해서만 미국의 주권을 인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8명의 서방국 고위 안보·외교 관계자는 그린란드 관련 합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목표인 그린란드 전체 소유권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데까지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은 북극에서 '북극 센트리'(Arctic Sentry·북극의 파수꾼)라는 이름의 새로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임무를 수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린란드에서 미군의 군사기지 건설 및 운영을 포함한 넓은 범위의 접근권을 부여한 1951년 미-덴마크 방위협정을 갱신 및 확대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미국은 그린란드가 독립하면 이 접근권이 제한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해 왔다.

이에 나토 관리들은 1951년 협정을 새로운 협정으로 확대해 그린란드의 일부 지역을 사실상 미국 영토로 지정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러한 협정은 키프로스의 '주권 기지 지역' 협정을 모델로 할 가능성이 크다. 지중해 동부의 키프로스에서는 영국 군사 기지가 영국 영토로 간주된다. 이는 미국이 대사관 부지에서 행사하는 것보다 더 큰 통제권을 부여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골든 돔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의 일환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는 그린란드가 골든 돔 구축에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서방 관계자들은 또 중국, 러시아 등 나토 비회원국이 그린란드 빙하 아래 깊숙이 매장된 희토류 광물 채굴권을 획득하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구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후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밝힌 이후 지난 1년 간 나토 내부에서 논의돼 왔다.

서방 관계자들은 이러한 제안이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북극을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그린란드는 매각 대상이 아니라는 유럽의 '레드라인'을 동시에 지킬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NYT는 "이러한 논의가 궁극적으로 영토 문제에 대한 합의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며 "어떠한 그린란드 영토 양도에도 반대하는 덴마크는 현재 논의 중인 계획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엑스(X)를 통해 "안보, 투자, 경제 등 모든 정치적 사안에 대해 협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주권에 대해서는 협상할 수 없다"며 그린란드 일부 지역의 소유권 이전을 포함한 제안을 거부하는 자세를 보였다.

한 덴마크 고위 관리는 "미국에 주권적 토지를 양도할 가능성에 대해 덴마크와 미국 간 직접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옌스-프레데릭 닐센 그린란드 총리도 이날 "우리는 많은 것을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주권은 넘지 말아야 할 레드 라인"이라며 그린란드 내 군사기지 주권을 미국에 넘겨주는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시사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