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전운' 다보스서 우크라 실종…러, 에너지시설 대공습
키이우 등 7곳 겨냥해 수백기 드론·미사일…수도에서만 100만명 전력 끊겨
젤렌스키, 대응 위해 다보스포럼 불참…"세계 침묵해선 안돼" 호소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러시아가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공습하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난방과 물 공급이 끊긴 상태로 극한의 추위를 견디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하던 평화안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압박이 노골화해 유럽과 정면 충돌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과 미국의 시야에서 사라진 형국이다.
19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도 그린란드 사태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외면받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논의 중인 평화안이 서명 준비를 마치기 전까지는 다보스포럼에 가지 않고 러시아의 공세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밤사이 드론 약 339기와 미사일 34기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공습으로 수도인 키이우를 포함해 핵심 물류거점인 오데사, 폴타바, 리우네 지역 등의 핵심 인프라 시설 등에서 피해를 입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군이 최소 7개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 시설을 겨냥했다며 "전범 블라디미르 푸틴은 여성, 어린이, 노인을 상대로 한 집단학살 전쟁을 계속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그린란드 사태로 인해 유럽을 비롯한 우방국들이 우크라이나 상황을 외면하지 말 것올 요청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방국들에 더 강력한 방공 능력 지원을 요청하면서 러시아의 공습에 "세계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키이우에서는 주택의 절반 정도인 5600채 이상의 건물이 난방이 끊겼다가 1600채 정도는 복구됐지만, 이날 밤까지 100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영하의 추위 속에서 전기 없이 버티고 있다.
현재 가동이 중단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망도 공격을 받아 시설 유지에 필요한 전기가 일시적으로 끊기기도 했다. 세르히 타라카노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장은 전력망에 다시 연결됐다고 밝혔다.
루슬란 스테판추크 우크라이나 국회의장은 의회 건물도 전력이 차단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선 학교들이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2월까지 휴교했고, 가로등 밝기도 낮췄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자포리자 지역에서 러시아 드론 공격으로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이날 공습은 지난 9일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의 에너지 시설을 공습한 후 11일 만이다. 이날 전기가 끊겼던 대부분 건물들은 지난 9일에도 피해를 입었던 곳들이다.
공습 당시 키이우 지하철역으로 대피한 마리나 세르기엔코(51)는 AFP 통신에 "최근 수 주 동안 수백만 명을 추위와 어둠 속에 몰아넣은 러시아의 반복적인 공습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며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더는 힘이 남지 않도록 임계점까지 몰아붙여 우리의 저항을 꺾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이날 공습으로 난방과 물 공급이 끊긴 상황에서 대응을 위해 다보스포럼에 불참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온라인 음성 메시지를 통해 "현재까지의 계획은 국민들의 에너지 문제를 돕는 데 집중되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세계경제포럼이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선택하지만, 모든 것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에게는 전쟁을 끝내는 것과, 번영을 위한 계획 및 안전보장도 중요하다"며 "이들 문서들을 완성하는 마지막 단계만 남았다. 준비가 끝나고, 회담과 방문 일정이 잡히고, 에너지 지원 패키지나 추가 방공 지원책이 마련된다면 반드시 포럼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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