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체르노빌 원전, 러 공격에 안전 시설 붕괴 우려"
IAEA "올해 초 공격으로 주요 안전 기능 상실"
발전소장 "보호 시설 완전 복구에 3~4년 소요"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안전시설이 러시아의 공격이 이어지는 경우 붕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현지시간) 세르히 타카라노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장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보호 시설을 완전히 복구하는 데 3~4년이 걸릴 수 있다"며 "러시아가 다시 공격할 경우 내부 차폐 구조물이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타라카노프 소장은 "미사일이나 드론이 직접 타격하거나,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예를 들어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인근에 떨어지기만 해도 해당 지역에 소규모 지진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에도 보호 시설이 그대로 서 있을 것이라고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 그것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체르노빌 원전 잔해는 재난 직후 건설된 강철·콘크리트 구조의 내부 방사선 차폐 시설 '사르코파구스'와 '신형 안전 격납고'(NSC)라고 불리는 현대식 첨단 외부 차폐 구조물로 덮여 있다.
앞서 지난 5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4호기를 덮고 있는 NSC가 지난 2월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인해 방사성 물질을 격리하는 기능을 상실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난 2월 14일 고성능 폭발물을 탑재한 러시아 드론이 격납고를 강타해 화재가 발생하고 구조물 외벽이 손상됐다고 보고했다. 러시아 측은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타라카노프 소장은 "NSC는 주요 기능 가운데 몇 가지를 상실했다"며 "이러한 기능을 복구하는 데 최소 3~4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장의 방사선 수치는 "안정적이며 정상 범위 내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드론 공격으로 생긴 구멍은 보호용 차단막으로 덮었지만, 화재 진압 과정에서 소방대가 만든 작은 구멍 300개는 아직 메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체르노빌 원전을 점령했다가 몇 주 뒤 철수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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