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나토 조약 수준' 안보 보장 제안…"러 수용 기대 중"

"러, 우크라 EU 가입 열려 있어…트럼프, 러 서진 막으려"
영토 문제는 합의 이르지 못해…'경제 자유 지대' 설정 논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 앞)이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5.12.14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조약 5조 '집단방위 조항'과 유사한 수준의 안보 보장을 제안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AFP에 따르면, 미국 정부 측 당국자들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종전안 회담이 끝난 뒤 진행된 전화 회견에서 "논의된 사안의 약 90%는 합의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밝혔다.

회담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참석했다.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에 제안한 안보 보장이 감시와 충돌 방지 등의 범주를 포함하는 나토 조약 5조와 유사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안보 보장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제공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나토 조약 5조는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다.

한 당국자는 "이는 우크라이나 군의 규모 측면에서 매우 강력한 억지력을 포함한다"며 "이런 보장이 영구적으로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합의가 좋은 방식으로 도출된다면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도 이것이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강력한 안보 패키지라고 말할 것"이라며 "러시아도 이를 보고 '괜찮다. 이를 어길 의도가 없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만일 위반이 발생한다면 이 안보 패키지를 통해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당국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쟁점을 좁히는 데 있어 상당히 진전이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영토 문제와 관련해 3쪽 분량의 초안을 마련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를 자신의 팀과 논의할 예정이며, 추후 러시아 측과도 이 사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당국자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는 열려 있는 입장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더 서쪽으로 진출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고 전했다.

다만 당국자들은 영토 문제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은 인정했으며 '경제 자유 지대' 설정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위트코프와 쿠슈너는 이날 밤 베를린에서 다른 협상 대표들과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도 전화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실무 그룹은 다가오는 주말 미국 마이애미에서 회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회담 직후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제안한 안보 보장을 '중요한 전진'이라고 평가하며 "이제 진정한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회담에서) 진전이 있었다"며 "군사 분야에서 작업해 온 세부 내용을 보았는데, 초안 단계임에도 매우 좋아 보인다"고 밝혔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