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크라, 전후 재건 첫 실무회의…블랙록 CEO도 참석

젤렌스키 "평화협상·안보보장·전후재건 3개 트랙 동시 추진"
美재무·트럼프 사위 참석…'비즈니스'로 접근 시사

최근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한 화력발전소가 크게 손상됐다. 이 장면은 10일 우크라이나의 비공개 장소에서 촬영됐다. 2025.12.10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전후 재건을 논의하기 위한 첫 실무 회의를 열었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회의 사실을 알리며 "우크라이나의 재건과 경제 회복에 관한 합의문을 만들 실무 그룹의 첫 회의"라며 "재건을 위한 핵심 요소와 다양한 메커니즘, 비전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회의에는 양국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 등이 나섰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율리아 스비리덴코 총리와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 등 고위 관리들이 배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실질적인 안보가 확보돼야만 경제 성장이 가능하다"며 안전보장안이 먼저 마련돼야 본격적인 재건이 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월가 거물인 래리 핑크의 참석은 큰 주목을 받았다. 블랙록은 전 세계 자산운용 규모 1위 기업이다. 그의 참석은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재건을 민간 자본을 적극 활용하는 사업 기회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이 CNBC와 인터뷰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블랙록과 우크라이나의 재건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블랙록은 2023년에도 우크라이나 정부와 재건 기금 조성을 위한 자문 계약을 맺었으나,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자 올해 초 관련 논의를 중단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핑크가 트럼프의 핵심 측근인 쿠슈너와 함께 회의에 복귀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새로운 재건 계획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재건 논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추진하는 '3개 트랙' 평화 재건 구상의 한 축이다. 전날 그는 우크라이나가 △전쟁 종식을 위한 20개 항목의 기본 합의문 △미래의 침략을 막기 위한 강력한 안전보장 △전후 경제 회복을 위한 재건 계획 등 세 가지 핵심 문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이 제시한 20개 항목 평화안은 당초 러시아의 요구가 상당수 반영됐던 28개 항목의 미국 측 초안을 수정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만나 이 수정안에 대한 지지를 확보했으며 조만간 미국에 이를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세계은행(WB)와 유엔,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2월 기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총 524억 달러(약 77조 원)가 들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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