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보호막 뚫렸다…체르노빌 원전 강철 격납고, 드론 피격에 기능 상실

IAEA 보고서…"방사성 물질 차단하는 기능 잃어"
"방사능 수치는 안정적으로 유지"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를 표적으로 러시아가 드론 공격을 하면서 방호덮개가 손상됐다. 2025.2.14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1986년 인류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의 거대한 강철 방패가 전쟁 포화에 제 기능을 잃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4호기를 덮고 있는 신형 안전 격납고가 지난 2월 발생한 드론 공격 때문에 방사성 물질을 격리하는 기능을 상실했다고 발표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주 현장 조사를 마친 뒤 "조사단은 격납 구조물이 격리 능력을 포함한 주요 안전 기능을 상실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하중을 견디는 구조나 감시 시스템에는 영구적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공격 직후부터 현재까지 격납고 내외부의 방사능 수치는 정상 수준이 유지되고 있으며, 방사성 물질 유출 보고는 없었다.

지난 2월 14일 우크라이나 당국은 고성능 폭발물을 탑재한 러시아 드론이 격납고를 강타해 화재가 발생하고 구조물 외벽이 손상됐다고 보고했다. 러시아 측은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이 공격으로 격납고 지붕에 구멍이 뚫렸고 진화 작업이 수 주간 이어졌다. 소방대원들은 아치형 외벽 사이 단열재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잡기 위해 구조물에 구멍 340여개를 뚫고 물을 주입해야 했다.

이번에 손상된 신형 안전 격납고는 1986년 사고 직후 급조된 낡은 콘크리트 석관을 완전히 덮기 위해 40개국 이상이 참여해 15억 유로를 투입, 2019년에 완공한 인류 공동의 유산이다.

높이는 108m, 무게는 3만6000톤에 달하는 이 거대한 아치형 구조물은 앞으로 100년간 방사능 유출을 막기 위해 건설됐다.

IAEA는 "추가적인 성능 저하를 막고 장기적인 핵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시설의 종합적인 복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