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전 외교안보 대표, 교육 프로그램 입찰 비리 혐의 긴급 체포

"입찰 공고 전 평가 기준 사전 통보 등 초점"

2018년 5월 15일(현지시간) 페데리카 모게리니 당시 유럽연합(EU) 외교안보 분야 대표가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열린 EU-튀니지 연합이사회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벨기에 경찰은 2일 입찰 비리 혐의로 모게리니 등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2018.05.15. ⓒ AFP=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페데리카 모게리니 전 유럽연합(EU) 외교안보 분야 대표가 유럽 대학의 신임 외교관 교육 프로그램 입찰 비리 혐의로 벨기에에서 긴급 체포됐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독일 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벨기에 경찰은 유럽대외관계청(EEAS) 브뤼셀 본부와 브뤼헤 유럽 대학, 용의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모게리니와 EU 집행위원회 국장 스테파노 산니노를 비롯해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수사 당국은 EEAS가 유럽 대학에 수주한 9개월짜리 신임 외교관 교육 프로그램의 2021~2022년 입찰 비리 혐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럽공공검찰청(EPPO)은 "유럽대학이나 대표들이 정식 입찰 공고를 내기 전 입찰 절차 평가 기준을 사전 통보받았는지, 또 그들이 프로젝트 수행자로 선정될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근거가 있었는지 여부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공정 경쟁 규정이 위반됐고, 진행 중인 조달 관련 기밀 정보가 입찰 참여 후보자 중 1명에게 공유된 정황이 있다"며 "조달 사기, 부패, 이해 충돌, 직업상 비밀 유지 위반 혐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게리니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국회의원, 외무장관, 2014~2019년 EU 외교·안보 분야 대표, EU 집행위원 등을 역임했다.

2020년에는 유럽대학 총장으로 임명됐는데, 당시 동문 사이에서는 모게리니의 학문적 자격이나 운영 경험 부족 등으로 인해 논란이 일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이전 임기 동안 이루어진 활동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용의자들의 신원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유럽대학은 "투명성과 수사 절차 존중을 위해 당국과 전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학문적·행정적 측면 모두에서 최고 수준의 성실성, 공정성을 준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949년 벨기에 북부 브뤼헤에 설립된 유럽대학은 EU 관료와 외교관을 양성하는 교육 기관 역할을 해 왔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