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트럼프에 경고…"푸틴 전쟁범죄 면책은 역사적 실수"
법치담당 집행위원 "러시아 면죄부 주면 다음 침략 부를 것"
미국 주도 평화안, 러 경제협력·제재해제 담아 논란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유럽연합(EU)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범죄 행위를 사면해선 안 된다"는 경고가 나왔다.
마이클 맥그래스 EU 법치 담당 집행위원은 1일(현지시간) 공개된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범죄를 없던 일로 만들려는 어떠한 노력도 역사는 좋게 평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맥그래스는 "러시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다음 침략의 씨앗을 뿌리는 행위이자 엄청난 규모의 역사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EU가 설정한 새로운 레드라인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평화 협상에 대한 유럽의 깊은 우려를 반영하는 발언이다.
맥그래스는 "러시아는 전쟁범죄에 대해 책임져야 하며 이것이 모든 논의에서 EU의 접근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U의 이런 강경한 입장은 지난달 유출된 28개 조항 평화안 때문이다. 이 계획에는 '전쟁 중 저지른 행위에 대한 전면 사면'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하고 주요 8개국(G8)에 복귀시키는 등 러시아를 국제 사회에 재통합시키는 방안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러시아의 침략 행위에 사실상 보상을 주는 셈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전쟁범죄를 명백히 규탄해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쟁 발발 이후 17만8000건이 넘는 러시아의 전쟁범죄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2023년에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우크라이나 아동들을 불법적으로 이주시켰다는 혐의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처벌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평화안 초안에도 미국과 러시아의 에너지·천연자원·인공지능 분야 협력 계획이 명시돼 있다.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은 신속한 종전과 경제적 실리를 우선하는 미국과 침략 행위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는 유럽 사이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맥그래스는 "러시아 범죄 피해자들의 권리를 포기할 수 없다"며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거나 삶이 파괴됐고 우리는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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