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벨라루스 "리투아니아 무인기가 영공 침범해 선전물 살포"
나토 회원국 리투아니아 "터무니없는 조작" 반발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친러시아 국가 벨라루스가 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발트해 국가 리투아니아로부터 영공을 침범당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 내무부는 리투아니아에서 발진한 것으로 보이는 드론이 국경 도시 흐로드나에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벨라루스 측은 정보 수집용 카메라가 장착된 이 드론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정권에 반대하는 야권의 상징인 백적백 깃발과 함께 극단주의 선전물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리투아니아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리투아니아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성명을 내고 "터무니없는 조작"이라며 "벨라루스 정권이 서방과 리투아니아를 비난하기 위해 이야기를 꾸며낸 건 처음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벨라루스와 리투아니아는 '풍선 사태'로 사이가 급격히 나빠진 상태였다. 지난 10월부터 벨라루스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이는 정체불명의 기상 관측용 풍선들이 리투아니아 영공을 수시로 침범했다.
이 풍선들은 담배를 불법 밀수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국제공항은 10차례 이상 운영을 중단했고, 특히 지난달 30일에는 약 60개의 풍선이 한꺼번에 탐지되면서 공항이 11시간 동안 폐쇄됐었다.
리투아니아는 이를 단순 밀수 행위가 아닌 벨라루스 정권이 의도적으로 뒤에서 조종하는 '하이브리드 공격'으로 공식 규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밀수 행위를 방치하거나 오히려 무기화해 리투아니아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나토의 대응 태세를 시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리투아니아 국경수비대가 확인한 밀수 풍선은 546개에 달했고, 이 풍선들은 국경을 통한 담배 밀수 사례의 80%를 차지했다.
리투아니아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잉가 루기니에네 총리는 지난 27일 영공을 침범하는 풍선을 격추하겠다고 선언하며 나토 집단방위 조항 발동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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