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최측근 예르막 비서실장 사임…'부패 스캔들' 연루 의혹

우크라 반부패당국, 예르막 자택 압수수색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지난 6월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6.29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안드리 예르막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사임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예르막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항상 정확히 제시해 준 안드리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크라이나에는 단결이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를 방어하는 것 외에 어느 것도 우리를 흔들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예르막이 사직한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 국가반부패국(NABU)이 반부패특별검사시(SAPO)이 에너지 기업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예르막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예르막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우크라이나 국영 원자력 공사인 에네르고아톰을 둘러싼 1억 달러 규모의 부패 스캔들이 터졌고, 연루 의혹을 받은 게르만 갈루슈첸코 법무부 장관과 스비틀라나 그린추크 에너지부 장관 등이 사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캔들 직후 "재정 활동에 대한 전면 감사와 함께 경영진을 교체하겠다"며 국영 에너지 기업의 개혁을 약속했으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예르막까지 사임하면서 젤렌스키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FT는 이번 예르막의 사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방 파트너들에게 뿌리 깊은 부패를 척결하려는 모습을 보이려는 중요한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지가 더욱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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