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반부패 당국, 젤렌스키 비서실장 정조준…자택 수색

예르마크, 젤렌스키 최측근 겸 휴전 협상 대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앞)과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 2024.01.22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우크라이나 반부패 당국이 대형 비리 의혹에 휘말린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반부패국(NABU)과 반부패전문검찰청(SAPO)은 28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예르마크 실장의 자택 수색을 승인받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예르마크 실장은 텔레그렘에서 반부패 당국의 자택 수색 사실을 확인하며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부패 당국은 국영 원자력 공사 에네르고아톰과 관련한 1억 달러(약 1400억 원) 규모의 리베이트 의혹을 수사해 왔다. 이 과정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측근들이 사건에 여럿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예르마크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정권 실세다. 젤렌스키에겐 최대 정치적 동맹이지만 그가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며 반대 목소리를 차단한다는 비판도 많다.

야권은 예르마크의 부패 스캔들 연루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에네르고아톰이 빼돌린 자금으로 수도 키이우 인근에 예르마크를 위한 고급 주택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예르마크를 해임하는 대신 러시아와의 휴전 협상 대표로 임명하며 신뢰를 보냈다. 예르마크는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협상을 나에게 맡겼다"며 "모든 의문을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종전안 수용을 압박하는 민감한 시기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적들 사이 긴장이 높아지면서 우크라이나 내부 혼란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