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유럽에 불가침 약속 용의…우크라는 합의 주체 안돼"(종합)

"트럼프 평화안, 합의 기반 될 수 있어…일부 사항은 논의 필요"
"필요시 돈바스서 우크라군 무력으로 몰아낼 것"…'친러' 위트코프 옹호도

2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1.2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구상과 관련해 유럽을 침공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와의 합의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로이터·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28개 조항의 평화안과 관련해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스위스 제네바에서의 협상 후 이 28개 항목을 "네 개의 별도 구성 요소로 나누기로 결정했다"며 그 사본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유럽과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이 23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등과 제네바에서 만나 28개 항의 평화안을 논의해 19개 항으로 수정한 평화안을 의미하는 것이다.

푸틴은 "전반적으로 우리는 이것이 향후 합의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며 "미국 측이 우리의 입장을 고려하고 있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다만 푸틴은 일부 사항이 여전히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를 "외교적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이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원한다면 러시아는 그렇게 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러시아가 유럽을 공격할 것이라는 주장은 "완전히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관련 모든 합의는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아야 하며,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국제사회가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현실적으로 러시아 영토로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초 미국이 러시아 측과 비밀리에 논의해 마련한 평화안은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영토 포기와 우크라이나군 병력 60만명 제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금지, 유럽 내 러시아 동결 자산 해제, 나토군 주둔 금지 등의 조항을 담고 있어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치우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미국과 유럽,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직접 관련 없는 조항 등을 삭제해 전체 계획을 19개 조항으로 줄였다. 나토 가입과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쟁점은 정상들이 직접 결정하도록 미뤄뒀다.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 대해 푸틴은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와 합의에 도달하기를 원하지만,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러시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 발발 이후 대선을 실시하지 않았다며 그의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휴전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의 점령 지역에서 먼저 철수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철수하지 않으면 우리는 무력으로 이를 달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러시아가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 및 미르노흐라드를 완전히 포위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이 주장을 부인했다.

한편 러시아에 기울었다는 지적을 받는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다음주 초 그가 모스크바를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위트코프가) 자기 대통령과 국가의 입장을 옹호하지만, 욕설이나 상호비난 없이 지적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