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수장 "러, 우크라 종전안으로 제재 지연시키려 해"

"대러 제재 연기 안 돼…러시아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20일(현지시간)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1.20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유럽연합(EU) 외교수장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안으로 제재를 피하려 한다고 경고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1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오늘은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발효하기로 한 날"이라며 "제재가 연기되는 결정을 보지 않기를 바란다. 이는 러시아가 원하는 바와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로스네프트와 루코일 등 러시아의 대형 석유기업 두 곳과 그 자회사들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21일까지 이들 기업과의 거래를 중단하지 않으면 달러 기반 금융 시스템에서 배제될 수 있다.

칼라스 대표는 "러시아가 원하는 또 다른 것은 배상금 대출에 관한 논의를 연기하고 동결된 자산이 우크라이나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 두 가지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매우 단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는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일부를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1400억 유로 규모의 신규 대출 지원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이 방안은 현재 동결 자산 대부분이 위치한 벨기에가 러시아의 법적 보복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지연되고 있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는 28개 조항의 우크라이나 종전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종전안을 승인했다.

이 종전안에는 △우크라이나가 현재 통제하고 있는 영토를 포함한 돈바스 지역 양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군 병력 축소 △핵심 무기 체계 포기 등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내용이 대거 포함돼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불분명하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