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올겨울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LNG 공급 합의

양국 정상 회담 이후 체결…젤렌스키 "트럼프에게 감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2025.11.16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그리스가 러시아의 공격으로 에너지 인프라가 심각하게 파괴된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합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아테네를 방문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회담한 뒤 체결됐다. 합의에 따라 그리스 국영 가스회사(DEPA 커머셜)와 우크라이나 국영 나프토가즈는 2025년 12월부터 2026년 3월까지 LNG를 공급한다.

미초타키스 총리와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동 성명에서 이번 협정이 "지역 에너지 협력과 유럽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그리스에서 우크라이나로 이어지는 새로운 안전한 에너지 통로가 구축됐다"며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을 끝내는 결정적 조치"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우리가 준비한 겨울 에너지 패키지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미국산 가스를 그리스 경유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러시아가 매일 밤 우리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고 있다"며 이번 겨울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최근 미국과 협력해 LNG 수입 터미널을 확충하고, 불가리아·루마니아·몰도바·우크라이나 등으로 이어지는 ‘수직 에너지 회랑’을 구축하는 등 유럽 내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군은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발전소와 송전망, 가스 생산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하르키우·폴타바·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등 주요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며 수백만 명이 전력 부족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긴급 복구에 나서는 한편 유럽 동맹국에 방공망 강화를 요청했지만 이번 겨울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