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젤렌스키에 "우크라 젊은 남성들 독일행 막아달라"

"조국에 필요한 사람들…부패와의 전쟁에도 힘써야"

미국·유럽 화상 정상회의를 앞두고 만난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2025.08.13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젊은 남성들의 독일행을 막아달라고 직접 촉구했다.

이는 지난 8월 우크라이나가 18~22세 남성의 출국 금지 조처를 완화한 이후 독일에 유입되는 해당 연령대 난민이 증가한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열린 한 무역 행사에 참석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긴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젊은이들이 독일에 계속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그들은 조국에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의 병력 부족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독일 내무부 통계에 따르면 9월 초 주당 150명 미만이던 우크라이나 출신 남성 입국자 수는 10월 첫째 주 약 1800명으로 증가했다. 우크라이나가 출국 금지를 완화하자 벌어진 일이었다.

독일 정부는 늘어나는 재정 부담과 극우 정당의 급부상이라는 압박 속에서 내년 4월부터 새로 입국하는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복지 혜택을 축소하는 등 정책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기존 '시민수당' 대신 금액이 더 적은 '망명 신청자 혜택 법'에 근거한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단일 성인 기준 월 563유로에 달하던 혜택이 약 441유로로 줄어들게 됐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통화에서 최근 불거진 우크라이나 에너지 분야 부패 스캔들도 직접 언급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부패와의 싸움과 법치주의 개혁을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더 이상 무조건적이지 않음을 시사했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