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40년까지 온실가스 90%↓ 합의…탄소배출권 허용 3%→5%로

2036년부터 탄소배출권 사용…온실가스 감축 목표 2년마다 재평가
2040년까지 유럽 주요 도로 간 고속철도망 확충

2023년 11월 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게양된 유럽연합(EU)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23.11.08.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유럽연합(EU)이 5일(현지시간)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90% 감축하는데 합의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EU 환경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EU 기후법 개정안을 승인했다.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이 개정안에 반대했고, 벨기에와 불가리아 등은 기권했으나 EU 27개 회원국 중 15개 회원국 이상의 지지를 확보하면 통과되기에 결정을 막지는 못했다.

또한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66.25~72.5%로 설정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EU는 오는 10일 브라질 베렝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에 목표치를 제출할 예정이다.

EU 회원국들은 이날 회의에서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훼손시킬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회원국들은 탄소배출권(carbon credits) 허용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원안에선 탄소배출권을 이용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최대 3%까지 상쇄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이날 합의안에서는 5%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EU가 90% 감축 목표에서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추가로 최대 5%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탄소배출권 사용 시작 시점은 원안대로 2036년으로 하기로 했고, 2031년부터 2035년까지 시범 기간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건물 및 도로 운송 부문에 적용될 EU 배출권거래제(ETS)의 시행 시점도 2027년에서 2028년으로 1년 연기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도 2년 마다 재평가하기로 했다.

라르스 오가르드 덴마크 에너지장관은 "기후 목표를 세운다는 것은 단순히 숫자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유럽 대륙 전체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정치적 결정"이라며 "우리는 이 목표가 산업 경쟁력과 사회적 균형, 안보를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달성될 수 있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EU는 2040년까지 유럽 주요 도시를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파리, 베를린 리스본, 마드리드, 아테네 등 주요 도시를 시속 250km 이상의 고속 열차로 연결하는 구상을 발표하며 "2040년까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계획이 실현될 경우 베를린과 코펜하겐 간 이동시간은 7시간에서 4시간으로, 소피아와 아테네 간 이동시간은 14시간에서 6시간으로, 리스본과 마드리드 간 이동시간은 9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고속철도망을 확충하는 데는 약 5460억 유로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유럽철도운영자협회(CER)는 "신규 고속노선의 표준 속도를 시속 250km 이상으로 설정하는 목표는 철도가 단거리 항공편과 실질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철도 이용으로의 전환을 촉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