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기차역 붕괴 참사 1주기, 수만명 운집…"정부가 책임져야"

AFP "최소 10만 명 운집…자동차·자전거·트랙트 타고 몰려들어"
"사고가 아니라 살인"…부치치 대통령 퇴진 촉구

세르비아 노비사드역 지붕 붕괴 참사 1주기인 1일(현지시간) 시위대가 16분 간 묵념하며 희생자들을 기리고 있다. 2025.11.1 ⓒ AFP=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수만 명의 세르비아인이 1일(현지시간) 노비사드역 지붕 붕괴 참사 1주기를 추모해 모여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1년전 사고 발생 시각인 오전 11시 52분쯤 세르비아 노비사드역 앞에서 학생 주도로 대규모 집회가 개최됐다. 집회는 16명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차원에서 16분간의 묵념으로 시작됐다.

노비사드역 입구 근처 곳곳엔 시민들이 놓은 꽃과 촛불이 가득했다. 일부는 희생자의 이름이 적힌 커다란 빨간 하트 모양의 팻말을 들고 있었다.

대학생 나자 솔라야는 이번 재난은 사고가 아니라 "범죄이자 살인"이라며 정부가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대 3만 9000명이 모였다고 추산했으나, AFP 통신은 최소 10만 명이 운집했다고 보도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전날 폭탄 위협을 들어 전국의 모든 철도 운행을 중단시켰다. 현지 언론은 시위대가 도시로 향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전날부터 시위대는 자동차, 자전거, 트랙터를 타고 노비사드로 몰려들었다. 몇몇은 도보로 이동했다고 AFP는 전했다.

앞서 노비사드역은 3년간의 보수 공사 끝에 지난해 7월 문을 열었으나 4개월 만인 11월 1일 5m 길이 콘크리트 지붕이 무너졌다. 지붕 붕괴로 6살 소녀를 포함한 16명이 사망했다.

정부의 주력 사업에서 참사가 벌어지자 부치치 대통령의 부패가 부실 공사의 원인으로 지목되며 수개월 동안 시위가 계속됐다.

노비사드역 참사를 조사한 독립위원회는 고위 공무원의 부패가 부실한 건설 기준과 무자격 하청업체 고용으로 이어졌다고 지난주 유럽 의회에 보고했다.

하지만 세르비아 정부는 지붕 붕괴는 테러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독립위원회의 결론을 부인했다.

세르비아 검찰은 전 건설부 장관을 비롯해 고위 공무원을 공공 안전을 위협한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기소를 확정하지 않아 재판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