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면제 보장하라"…이스라엘 초정통파 대규모 징집 반대 시위

경찰, 2000명 인력 곳곳 투입…도로 곳곳 봉쇄
"초정통파 군 복무 면제, 네타냐후 정부에 심각한 부담"

이스라엘 초정통파 유대교도 수십만 명이 30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약속한 군 복무 면제를 보장하는 법안을 요구하며 예루살렘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를 개최했다. 2025.10.30 ⓒ 로이터=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스라엘 초정통파 유대교도 수십만 명이 30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군 징집 항의 시위를 개최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AFP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날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약속한 군 복무 면제를 보장하는 법안을 요구했다. 일부는 "군대보다 감옥에 가는 게 낫다"는 팻말을 들고 있었다.

이스라엘 언론은 시위에 20만 명이 몰려들었다고 추산했다.

예루살렘의 한 종교 신학교에서 공부하는 27세 아브라함은 "우리가 군대에 가지 않는 건 이기적이어서 아니다"라며 "우리 자신과 토라가 우리에게 말하는 것, 그리고 랍비들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을 지키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2000명의 인력을 현장에 투입했고 도로 곳곳을 봉쇄했다.

이번 시위에 참석한 15세 소년이 고층 건물에서 떨어져 사망했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보도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때 확립된 규정에 따라 초정통파는 사실상 군 복무를 면제받았다. 규정을 만들었을 당시 초정통파는 약 5% 수준에 불과한 매우 소수의 공동체였다.

하지만 2023년 10월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으로 군대가 병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초정통파의 군 복무 면제 폐지는 논란이 됐다. 현재 초정통파는 약 130만 명(유대인 인구의 14%)에 달하며 6만 6000명의 군 복무 연령 남성이 면제 혜택을 받고 있다.

초정통파 군 복무 면제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보수적인 네타냐후 정부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AFP는 짚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면제를 명문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으나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지난해 6월 대법관 9명 만장일치로 초정통파 유대교도 학생들에게 주어진 군 면제의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네타냐후 정부의 오랜 정치적 동맹이었던 초정통파 정당인 샤스당과 토라유대주의연합(UTJ)은 7월 법안 초안을 둘러싼 분쟁으로 연립 정부를 탈퇴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설명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