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밀수' 풍선에 칼 뺀 리투아니아…"벨라루스와 국경 폐쇄"
풍선 출몰에 공항 폐쇄 사태까지…"격추 지시"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동유럽 국가 리투아니아가 벨라루스에서 날아오는 밀수용 '담배 풍선'에 대한 보복으로, 벨라루스와의 국경을 한 달 동안 폐쇄하기로 29일(현지시간) 했다.
AFP통신,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잉가 루기니에네 리투아니아 총리는 기자들에게 "리투아니아와 벨라루스 국경을 한 달 동안 폐쇄하기로 결정했다"며 국경 검문소가 11월 30일까지 폐쇄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필요한 만큼 폐쇄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며 "리투아니아를 겨냥한 공격이 계속된다면 이 엄격한 조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벨라루스 밀수업자들은 값싼 벨라루스산 담배 500~1500갑을 묶어 풍선에 실어보내는 방식으로 리투아니아 업자들에게 전달한다. 리투아니아에선 담배가 보통 한 갑에 4.5유로(약 7500원)지만, 밀수 담배 한 갑은 1유로(약 1600원) 이하로 구할 수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리투아니아 국경수비대는 지난해 불법 담배 140만 갑을 압수했는데, 이 중 120만 갑은 벨라루스 담배였다.
문제는 3~4㎞ 고도로 나는 담배 풍선이 여객기와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주말에도 담배 풍선이 리투아니아 상공에 진입하자 공항이 세 차례 폐쇄돼 항공편 112편과 승객 1만 6500명 이상이 영향을 받았다고 BBC는 전했다.
루기니에네 총리는 지난 27일 담배 풍선을 일종의 '하이브리드 공격'으로 간주하고 풍선을 격추하겠다고 경고했다. 리투아니아는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가 의도적으로 밀수업자들의 행동을 방치한다고 보고 있다.
2021년에도 벨라루스는 이민자를 모아 폴란드·리투아니아 등 인접국으로 밀어내면서 사회 불안을 유도했다고 비판 받았다.
유럽연합(EU)도 리투아니아를 지지하며 벨라루스에 "자국의 영공, 국경, 영토를 통제하고 자국 내 조직적인 범죄 활동을 퇴치·예방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치를 지체 없이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리투아니아의 국경 폐쇄가 "미친 사기"라며 "담배나 다른 무언가를 실은 풍선이 리투아니아에 날아간다면, 문제는 그곳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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