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에게 물어보라" 치안 언급하며 이민자 혐오 부추긴 獨총리

女 학자·예술가들 "여성 안전 논의 환영하지만…인종차별 정당화 구실 사용 안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2025.6.10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공공장소에서의 범죄를 이민자들과 연관 짓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독일 DPA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지난 14일 "정부가 과거 이민 정책의 실패를 바로잡고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도 "우리 도시들의 모습과 관련한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고, 그래서 연방 내무장관이 대규모 추방을 촉진·집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메르츠 총리는 이 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받자 "내가 무엇을 의미했는지 딸들에게 물어보라. 상당히 명확하고 직설적인 답을 듣게 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어 지난 22일에는 치안 문제의 원인이 영주권이 없고, 일을 하지 않으며, 독일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 이민자들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독일의 예술가와 연구자, 정치인 등 여성 60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메르츠 총리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우리는 딸들, 즉 여성들의 안전에 대해 기꺼이 이야기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그 일을 진지하게 다루고자 하며, 인종차별적 내러티브를 정당화하기 위한 값싼 구실로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비판했다.

리카르다 랑 독일 녹색당 의원, 작가 미투 사니얄과 투포카 오게테, 독일의 기후 운동 '미래를 위한 금요일'을 이끄는 기후 운동가 루이자 노이바우어 등이 서명인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면서 '딸들의 안전'을 개선하기 위해 성폭력·가정폭력에 대한 온당한 기소, 공공장소의 조명 장치와 감시 강화, 여성 보호시설·안전가옥에 대한 적절한 재정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