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국가 차원 이민자 학대, 중대 범죄…비인간적 조치 멈춰야"

트럼프 행정부 등 각국의 강경 이민정책 비판

레오 14세 교황이 1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반 강론에서 손짓을 하고 있다. 2025.10.15.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레오 14세 교황이 불법이민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세계 각국에서 '비인간적인 조치'가 벌어지고 있다며 난민 해상구조 활동을 지지했다.

AFP통신, 로이터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레오 14세는 국제 풀뿌리 조직과 함께한 회의에서 불법이민을 막기 위한 "점점 더 비인간적인" 조치들을 비판했다.

바티칸이 발표한 연설문에 따르면 이날 레오 14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그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국가는 국경을 보호할 권리와 함께 "피난처를 제공할 도덕적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이주민들에 대한 학대로 우리는 국가 주권의 정당한 행사가 아니라, 오히려 국가에 의해 자행되거나 용인되는 중대한 범죄를 목격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이주민을) 마치 인간이 아닌 쓰레기처럼 취급하는 점점 더 많은 비인간적인 조치들이 도입되고 있고, 심지어 정치적으로 찬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오 14세는 전날 튀니지 앞바다에서 선박 난파로 이민자 40명이 사망한 사건을 두고 해상구조 활동을 지지했다.

그는 "배고픈 사람들을 먹이고, 노숙자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난파된 사람들을 구조하고, 보육 시설을 제공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토지에 접근하고, 집을 짓는 협동조합과 프로젝트가 만들어질 때, 우리가 이념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진정 복음으로 살게 됨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선출된 레오 14세는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과 마찬가지로 이민자 문제에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있다.

지난 9월에도 미국에서 이주민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우를 비판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정책이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인 '생명 존중(pro-life)'과 일치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외에도 레오 14세는 미국인 45만 명을 사망하게 만든 오피오이드(마약성진통제) 위기를 언급하며 약물의존 위험이 있는 진통제를 홍보하는 제약회사들을 비판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