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에 매달리는 노인" 反푸틴 금지곡 떼창한 러시아 청년들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공연…18세 보컬은 '단기징역형'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차르가 죽으면 우린 다시 춤을 출 거야!
14일 수백 명의 러시아 시민들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광장에서 푸틴을 비판하는 러시아 래퍼의 금지곡을 함께 불러 화제가 됐다. 군중 앞에서 금지곡을 공연한 거리공연 밴드 멤버들에게는 징역형이 선고됐다.
로이터,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저녁 상트페테르부르크 카잔스카야 광장에서 밴드 '스톱타임'의 보컬 다이애나 로지노바(18), 드러머 블라디슬라프 레온티예프, 기타리스트 알렉산드르 오를로프가 군중 수백명 앞에서 반전 노래를 공연했다.
이날 소셜미디어 'X'에 다수 게시된 영상에서는 밴드 앞에서 수십 명의 젊은 러시아인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러시아 사회에서 정부에 대한 공개적 비판은 보기 드문 광경이다.
이들이 연주한 노래 중에는 지난 5월 법원에서 배포를 금지한 '백조의 호수 콜렉티브'가 있었다. 해당 곡에는 "차르가 죽으면 우리는 다시 춤을 출 거야", "노인은 여전히 왕좌에 매달려 놓아주기를 두려워해", "벙커에 있는 노인은 아직도 1985년이라고 생각해" 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가사가 실렸다고 알려졌다.
결국 밴드 멤버들은 경찰에 체포돼 16일 법원에서 "최소 70명이 모인 대규모 집회"를 조직한 혐의로 12~13일의 단기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찰은 로지노바가 13일간의 복역 후 러시아군의 "신뢰를 실추시킨" 혐의로 추가 기소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백조의 호수 콜렉티브를 작곡한 러시아 래퍼 노이즈 MC(본명 이반 알렉세예프)는 러시아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리투아니아로 망명했다.
지난 5월 상트페테르부르크 법원은 "적대적이고 증오적인 태도를정당화하고, 헌법 질서의 기반을 폭력적으로 바꾸려는 의도를 담고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이 노래를 금지했다.
러시아에서는 유튜브 링크와 노이즈 MC의 웹사이트가 차단돼 있지만, 많은 러시아 젊은이가 가상 사설망(VPN)으로 차단을 우회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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