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유럽 도발에 신속히 대응할 것…美 토마호크 지원시 긴장 고조"(종합)

"뉴스타트 1년 연장 미국이 원하면 가능…중국 참여시 영·프도 넣어야"
"일부 국가 핵실험 준비 중…핵실험 실시하면 러시아도 진행"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10.2./뉴스1 ⓒ AFP=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유럽의 도발에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며 유럽은 내부 단속에나 신경 쓰라고 밝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지원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긴장을 격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에서 "모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이 우리와 싸우고 있다"며 나토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정보, 무기, 훈련을 제공하고 있으며 유럽이 러시아를 도발한다면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누군가 여전히 우리와 군사적으로 경쟁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면 한 번 해보라"라며 "러시아의 대응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종이호랑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종이호랑이라면 나토 역시 마찬가지"라며 "서방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종이호랑이를 직접 상대해 보라"라고 말했다.

또한 푸틴은 "유럽의 엘리트들이 히스테리를 계속 부추기고 있다. 러시아와의 전쟁이 문 앞으로 다가온 것처럼 말한다"며 "그들은 이러한 터무니없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진정하고, 편하게 잠들고, 너희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것"이라며 "유럽 도시들의 거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한 번 보라"라고 말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지원하려는 미국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푸틴은 토마호스 순항미사일 지원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토마호크는 강력하고 위협적이라 위험한 무기"라며 "이는 러시아와 미국 간 관계를 포함해 완전히 새롭고, 질적으로도 새로운 (긴장의) 격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다만 푸틴은 "미군의 직접적인 참여 없이 토마호크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토마호크가 러시아에 피해를 줄 수는 있겠지만 러시아는 간단히 격추시키고 방공 능력을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달 28일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지원과 관련해 "우리는 유럽 국가들로부터의 여러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푸틴은 내년 2월 만료되는 미국과의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의 연장에 대해서는 "대화가 쉽지 않다"면서도 "그들(미국)이 1년 연장을 원한다면 우리는 준비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원하지 않는다면 굳이 할 필요는 없다"며 "러시아는 핵 방어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국가안보회의에서 "뉴스타트 유산을 완전히 버리는 것은 여러 면에서 잘못되고 근시안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며 1년 간 연장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아울러 푸틴은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푸틴은 "일부 국가들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그들이 핵실험을 실시한다면 러시아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뉴스타트에 중국을 참여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는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도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