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트럼프 가자 평화구상 지지…필요시 합의 촉진 노력"

크렘린, EU 드론 장벽에 "유럽 군사적 노선 추구"
라브로프 외무 "美 토마호크 지원해도 전세 못바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 기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5.08.15.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러시아 크렘린(대통령궁)은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AFP·로이터·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비극을 끝내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노력을 항상 지지하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해당 계획이 이행돼 중동 사태가 평화롭게 종식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비판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위한 '두 국가 해법'만이 역내 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의 가자 평화 구상 참여 가능성에 관해선 "미국으로부터 아무 신호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가 중동 분쟁 당사자 모두와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합의 촉진을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크렘린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선 유럽이 대화와 안전 보장 대신 군사적 노선을 추구한다고 지적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유럽연합(EU)의 동부 지역 '드론 장벽' 구축 계획에 대해 "역사가 보여주듯 장벽을 쌓는 건 항상 나쁜 일"이라며 "사안을 계속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연내 종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일을 놓고는 협상을 꺼리면서 낙관적 태도를 보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 내 장거리 미사일 타격을 승인했다는 소식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평화 계획을 아직 살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제공할 가능성에 대해 반발하면서도 전세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의 압박 때문에 관련 논의를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몰도바 총선에서 친유럽 성향 집권당이 친러시아 야권 연합을 꺾고 승리한 데 관해서는 "조작됐다"고 깎아내렸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