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어린이 210곳에 끌고 가…군사 훈련까지"

예일대 공중보건대학원 인도주의연구소 조사 결과
지난해 이후 150곳 이상 새롭게 발견

러시아의 침공 속 우크라이나 슬로비안스크에서 주민이 드니프로로 피난을 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며 우는 아들을 달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어린이를 군사 훈련·드론 제작·강제 재교육을 위해 현재까지 5600㎞에 걸쳐 210개 이상의 장소로 끌고 갔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예일대 공중보건대학원 인도주의연구소(HRL)는 오픈소스 정보와 위성 사진을 바탕으로 지난해 이후 150개 이상의 새로운 우크라이나 어린이 납치 의혹 장소를 발견했다. 장소의 약 절반은 러시아 정부의 관리 하에 있는 걸로 조사됐다.

대부분은 수용소로 추정됐다. 이 밖에 사관학교, 군사기지, 의료 시설, 종교 시설, 중·고등학교, 고아원 등으로 옮겨졌다.

이번에 새로 파악된 장소 중 34곳에선 우크라이나 어린이 대상 군사 훈련이 이뤄지고 있었다고 HRL은 전했다. 전투 훈련에 퍼레이드 훈련, 드론 조립·조종, 사격, 수류탄 투척, 전술 의학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HRL은 이날 공개된 보고서를 통해 "HRL이 아직 조사 중인 장소가 여러 곳 있으며, 아직 확인되지 않은 다른 장소가 더 있을 수 있다"며 "따라서 실제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러시아가 대규모 재교육, 군사 훈련, 기숙사 시설 등 전례 없는 시스템을 운영하며 우크라이나에서 온 수만 명의 어린이를 장기간 수용하고 있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다니엘 레이먼드 HRL 소장은 로이터에 "좋은 소식은 우리가 지금 다루고 있는 문제의 범위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나쁜 소식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건 전 세계적이고 절대적인 단결에 달려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예일대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2023년 처음으로 관련 조사를 시작했다. 당시엔 6000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43개 수용소로 이송된 걸로 추산됐다.

해당 보고서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전쟁 범죄인 아동 불법 추방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근거가 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제네바 협약을 위반해 1만 9500명이 넘는 어린이를 러시아와 벨라루스로 불법 추방하거나 강제 이주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어린이 납치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