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26개국, 우크라 안전보장군 파병 합의…최대 3만명(종합)

튀르키예는 해상 안보, 폴란드는 물류 역할…최전선 배치 아닌 침략 예방
미국, 공중·정보 지원 예상…마크롱 "며칠 내 美지원 확정"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9.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김경민 기자 =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모인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 국가들이 4일(현지시간) 전후 우크라이나에 안전보장군을 파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BBC와 RBC-우크라이나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파리에 모인 의지의 연합 35개국 정상 중 26개국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육·해·공 병력을 파병하기로 약속했다.

영국, 프랑스,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호주 등은 영국의 주도하에 우크라이나에 2만 5000~3만 명 규모의 지상군을 파병할 계획이다.

튀르키예는 해상 안보를 보장할 예정이며, 폴란드는 파병 의사는 밝히지 않는 대신 물류 거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파병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독일은 이번 회의에서도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러 차례 공언한 대로 공중 안보와 정보 지원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26개국이 우크라이나에 안전보장군을 배치하거나 육상·해상·공중에 주둔하기로 공식적으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은 국가들도 있다"며 "안전보장군은 러시아와의 전쟁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군대"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안전보장군의 역할과 관련해 "최전선에 배치"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대규모 침략을 예방하는 걸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의지의 연합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로 회의 내용을 공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안보보장에 참여할 의지를 "매우 분명히 밝혔다"며 "미국의 지원은 며칠 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안전보장군에 대해 "오늘 오랜만에 처음으로 진지하고 구체적인 조치가 나왔다"며 환영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서방 동맹국들이 이제 우크라이나에 대한 깨질 수 없는 약속을 했다"며 "러시아에 전쟁 종식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유럽 국가의 군대가 주둔하는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이 주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가는 러시아의 종전 조건 중 하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일 중국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에 안전보장군 파병과 관련해 러시아는 거부권이 없다며 "우크라이나 내 병력에 대해 러시아의 입장을 우리가 왜 신경 써야 하는가? 우크라이나는 주권 국가이며 러시아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