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남극 빙산 붕괴 시작…기후위기 때문일까
30년 넘게 '최대 빙산'…英조사단 "몇 주 내 빠르게 조각날 것"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세계에서 가장 큰 초대형 빙산 'A23a'가 여러 개의 거대한 조각으로 빠르게 부서져 내리는 모습이 관측됐다.
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영국 남극조사단(BAS)의 해양학자 앤드루 마이어스는 "빙산이 매우 빠르게 붕괴하며 매우 큰 조각들을 떨어뜨리고 있는데, 이 조각들 자체가 미국 국립빙산센터에 의해 '대형 빙산'으로 지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A23a 빙산은 1986년 남극 필크너-론 빙붕에서 떨어져나왔다. 무게는 약 1조 톤, 면적은 3672㎢로 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인 로드아일랜드주보다 약간 컸다.
2017년 A68, 2021년 A76에게 타이틀을 잠시 넘겨준 적도 있었지만, 오랫동안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빙산'이라는 타이틀을 지켜 왔다.
30년 넘게 남극 웨델해 해저에 좌초해 있던 A23a는 2020년 해류에 휩쓸려 이동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12월 다시 움직이면서 지난 3월에는 대륙붕에 걸렸다가 5월 떠올랐다.
현재 A23a의 면적은 런던 대도시권과 비슷한 크기인 약 1700㎢로 줄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빙산 타이틀은 호주 데이비스 기지 인근 남극 해안에 위치한 약 3000㎢ 크기의 D15a 빙산이 넘겨받았다.
A23a는 2021년 A68, 2023년 A76과 마찬가지로 남조지아 부근에서 해체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어스는 "A23a는 현재 세계 두 번째로 큰 빙산이지만, 앞으로 몇 주 안에 빠르게 조각나 이 지위도 곧 바뀌게 될 것"이라며 "해수가 따뜻해지고 남반구에 봄이 찾아오면서 곧 추적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빙산들로 쪼개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초대형 빙산'(megabergs)의 사례가 충분히 많지 않아 기후변화로 이런 현상이 늘어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지난 수십 년간 해수 온난화와 해류 변화로 빙붕에서 빙산이 떨어져 나가고 용해되면서 수조 톤의 얼음이 사라졌다"고 부연했다.
BAS의 과학자들은 A23a가 남조지아 대륙붕에 좌초한 현장에서 주변 시료를 채취해 분석 중이다.
BAS 대변인은 "(빙산) 좌초와 막대한 양의 차가운 담수 방출은 해저와 주변 수역 생물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구 온난화의 결과로 남조지아에서 대형 빙산이 더 흔해질 수 있어, 그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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