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장관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 평화협상 방해하려 해"

"젤렌스키, 고집스럽게 조건 내걸고 푸틴과 회담 요구"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자료사진> 2025.05.2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서방 국가가 평화 협상을 방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24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방영된 국영방송 로시야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서방국)은 단순히 협상을 차단하기 위한 핑계를 찾고 있을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고집스럽게 조건을 내걸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즉각적인 회담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당국이 "푸틴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련하고 아주 좋은 결과를 낳은 프로세스를 방해하려고 시도한다"고 비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우리는 이러한 시도가 좌절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22일 NBC 뉴스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통령급 의제가 정말로 있다면 만날 준비가 됐다고 분명히 말했다"면서도 "현재로선 아무것도 준비돼 있지 않다"고 조기 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그는 이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금지, 영토 문제 관련 요구사항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모두 "'노'(No·아니오)라고 했다"며 "러시아어 금지법 폐지마저 반대했다"고 말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시 계엄령 발령으로 인해 대선을 연기한 점을 들어 그를 "지도자 행세를 하는 자"라고 불렀다.

러시아가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협상이 유럽과 트럼프 대통령을 분리해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 대해 "미쳤다"고 비난한 것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평화 노력이 유럽 정치인들에 의해 방해받는 것을 목격하며 감정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