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휴전보다 평화협정" 추진…우크라·유럽과 논의서 진통 예상
우크라·유럽, 돈바스 전체 포기에 우려…푸틴은 "근본 원인" 해결 강조
트럼프 '우크라 안전보장' 언급에 유럽 환영…강력한 내용 담길지는 미지수
- 이창규 기자, 이지예 객원기자,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이지예 객원기자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이하 현지시간) 알래스카 정상회담 이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자평했지만, 트럼프가 추진 의향을 밝힌 포괄적인 평화 협정은 협상 과정에서 극심한 난항이 예상된다.
AFP통신은 16일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이 트럼프에게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완전 철수라는 '핵심 요구'가 충족되면 나머지 헤르손, 자포리자 등에서 공격을 동결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푸틴의 관련 요구를 놓고 "트럼프가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 후 유럽 정상들에게 휴전을 시도하는 대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 비점령 지역까지 포함해 돈바스 전체를 포기하는 계획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두 명의 고위 유럽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격전지이자 역사적으로 친러 세력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부딪혀 온 화약고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도네츠크의 70%를 장악했지만 서부 끄트머리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통제하에 있다. 루한스크 역시 마찬가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18일 미국에서 트럼프와 전쟁 종식을 논의할 예정인데, 그는 휴전을 위한 영토 양보 여부와 관련해 러시아군이 장악하지 못한 지역까지 돈바스를 완전히 내주는 안에 대해 강력히 반대해 왔다. 유럽 대부분 정상들도 같은 입장이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를 넘기는 것은 우크라이나 헌법 위반에 해당한다.
젤렌스키는 16일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모든 휴전 제안을 거부한 것은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며 포괄적인 평화 협정 추진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어 "만약 그들이 단순히 공격을 중단할 의지조차 없다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이웃들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과 같은 훨씬 더 중요한 사안을 이행하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휴전 없는 협상은 러시아군이 협상 기간에도 공격을 계속할 수 있게 해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압박을 가하면서 협상에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 할 수 있다.
특히, 푸틴이 평화의 조건으로 내세우는 소위 "근본 원인"의 해결도 큰 걸림돌이다. 푸틴은 크렘린(대통령궁)에서 진행한 고위 관료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트럼프와) 위기의 원인을 논의할 기회가 있었다"며 "근본 원인의 제거가 해결책의 기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의 요구에는 우크라이나가 핵심 영토를 포기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포기하는 것이 포함된다. 우크라이나와 유럽 지도자들은 이러한 요구가 러시아의 침략을 보상하는 것이자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훼손하는 것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젤렌스키와 유럽 정상들이 요구해온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이 어떤 내용으로 채워지는지도 평화 협정이 체결되는 데에 관건이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복수의 유럽 관계자들은 트럼프가 유럽 정상들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푸틴과의 회담에서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서방군의 주둔 필요성을 제안했고, 푸틴도 이를 수용했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에 유럽 정상들은 공동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철통같은'(ironclad) 안전 보장이 필수적"이라며 "미국이 안전 보장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환영한다"고 입장을 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미국의 안보 보장을 지속해서 요구했으나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가 입장을 선회한 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정을 조속히 이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AFP 통신과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가 반대하는 나토 가입 대신 그와 유사한 안보 보장을 제안했다. 익명의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 중 하나로 나토 헌장 5조(집단 방위 조항)와는 다른 형태의 보장을 제안했으며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과 합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토 헌장 5조는 한 회원국이 공격당하면 동맹 전체가 방어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으면서도 다자간 지원을 제공하려는 계획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소식통은 푸틴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우크라이나의 실질적 주권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이것(미국의 안보 보장)에 왜 동의했으며 어떻게 작동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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