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인지뢰금지협약' 탈퇴…"영토·국민 위한 불가피한 선택"

미국·러시아는 협약 미가입…"우크라만 얽매이는 꼴"
"자국민 안전·국가 방위 최우선"…의회 비준 거쳐 유엔에 통보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한 마을에서 포착됨 지뢰 안내문. 표지에는 "멈추라, 지뢰"라고 적혀져 있다. 2023.09.29.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대인지뢰금지협약인 '오타와 협약' 탈퇴에 서명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홈페이지를 통해 "2025년 6월 29일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이 역사적인 협약에서 우크라이나의 탈퇴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1997년 체결된 오타와 협약은 대인지뢰의 사용, 비축, 생산, 이전을 금지하고 매설된 대인지뢰도 폐기하도록 헀다. 현재 16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이 협약에 가입했지만 미국과 러시아는 가입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오타와 협약 탈퇴 이유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자국민의 안전과 국가 방위를 무조건적 최우선 순위로 둘 수밖에 없다"며 "어렵지만 불가피한 조치로 우리 영토가 점령당하는 것을 막고 우리 국민을 러시아의 끔찍한 만행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만 코스텐코 우크라이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조치는 전쟁이라는 현실 속에서 오래전부터 불가피했던 일"이라며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러시아는 우리 군과 민간인을 상대로 대규모로 지뢰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에게는 아무런 제한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만 얽매여 있을 수 없다"며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권리를 확실히 회복하는 조치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 의회 비준이 필요하며 이후에는 유엔에 공식 통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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