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명 '레오'는 용기 뜻하는 '사자'…'사회정의' 레오 13세 기려

256대 교황 레오 13세, 산업혁명 시기 공정한 임금·안전한 근무여건 등 강조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로버트 프리보스트 미국 추기경)이 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로지아 발코니에 등장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8일(현지시간)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미국 출신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즉위명을 '레오 14세'로 정한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교황 본인이 아직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레오는 교황 즉위명으로 선호되어 온 이름이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레오는 요한, 그레고리, 베네딕트에 이어 네 번째로 클레멘트와 함께 인기 있는 즉위명이다. 하지만 약 1세기간 레오라는 이름을 가진 교황은 없었다.

가장 최근의 레오 교황은 1810년 프랑스가 점령한 로마에서 태어난 레오 13세였다. 그는 1878년부터 1903년 선종까지 약 25년간 제256대 교황으로 재임했다. 그의 재임 기간은 산업혁명과 맞물려 있다. 그는 1891년 유명한 사회 회칙인 '새로운 사태'를 공표했는데 이 회칙에서 사회 정의, 공정한 임금, 안전한 근무 조건 등을 강조했다.

레오라는 이름은 또한 라틴어로 사자를 의미하기에 힘과 용기를 시사하기도 한다. 발코니에서 한 연설에서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경의를 표한 그는 가톨릭교회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작지만, 항상 용기 있는 목소리를 여전히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황이 즉위 후 새로운 이름을 갖기 시작한 것은 중세 들어서다. 고대 기독교 초창기 교황들은 자신의 본명이나 세례명을 그대로 사용했다.

특히 10세기 이후 프랑스와 독일 등 이탈리아 외 출신 교황들이 전임 교황의 이름을 모방하기 위해 이탈리아식 이름을 사용하게 되면서 이름을 새로이 짓는 것이 관례로 굳어졌다. 교황이 선택하는 이름은 역사와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전 교황이나 성인의 업적, 실패 등과도 연관돼 있다는 것이 통설이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