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정보기관 "해저 케이블 사고 빈도 이례적…그림자 함대 우려"

"해저 케이블은 2차적 문제…에너지 제재 회피 능력 러 경제에 매우 중요"

26일(현지시간) 핀란드 국경비대가 에스트링크-2(Estlink-2) 해저 전력케이블 훼손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는 '이글S' 유조선을 억류했다. 사진은 핀란드 해안경비대가 이글S에 접근하는 모습. 2024.12.26/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핀란드 정보기관 수장이 최근 발트해에서 발생한 해저 케이블 절단 사고의 빈도가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며 러시아의 그림자 함대 활동을 최대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하 마르텔리우스 핀란드 보안경찰(Supo·수포) 수장은 4일(현지시간) 해저 케이블 절단 사고에 대해 그 빈도가 이례적이긴 하지만 이는 "2차적 문제"이며 가장 큰 문제는 러시아의 그림자 함대라고 밝혔다.

그림자 함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제재를 피하고 석유와 무기, 곡물 등을 수송하기 위해 운영하는 선박이다.

수포는 이날 공개한 국가안보 보고서에서 수십 대의 그림자 함대가 매주 핀란드만을 거쳐 러시아에 석유를 수송하고 있으며 에너지 관련 제재를 피하는 능력이 러시아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마르테리우스는 "발트해에서 이런 선박이 너무 많아 어떤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당연히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서방 국가가 해저 케이블 등 수중 인프라에 대한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 배후가 누구든 간에 (해저 케이블을 손상한) 닻 자체를 수중 필수 인프라에 대한 위협이 실재한다는 사실로부터 분리하고 싶다"며 닻을 끄는 것 외에도 국가 행위자들이 해저 파괴를 일으키는 데 더 효과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일 핀란드는 지난해 발트해 전력 케이블과 4개의 데이터 케이블을 절단한 것으로 의심받는 유조선 이글 S호를 풀어줬다. 핀란드 경찰은 현재 이와 관련해 여러 조사를 진행 중이며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발트해 지역에서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전력과 통신 케이블, 가스 파이프라인이 손상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 스웨덴과 라트비아를 잇는 해저 광섬유 케이블도 손상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스웨덴과 리투아니아, 핀란드와 독일을 잇는 케이블이 끊어졌고 12월에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연결하는 해저케이블도 손상돼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