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들 "트럼프 관세위협 단호히 대응"…그린란드 수호 지지
브뤼셀서 비공식 정상회의
덴마크 총리 "그린란드는 매물 아냐…EU 차원서 강력 대응해야"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유럽에 직면한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머리를 맞대며 "확고한 대응"을 예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비공식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EU는 미국과 활발하고 건설적인 대화에 임할 준비가 돼 있지만 새로운 도전 과제와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며 "부당하거나 독단적인 표적이 된다면 EU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얼마나 가파른 관세를 부과하려 했는지 목격했다"며 "이런 관세는 기업의 비용을 증가시키고 근로자와 소비자에게 해를 끼치며 불필요한 경제 혼란을 야기하고 물가 상승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폰데어라이엔은 협상을 통해 EU가 미국의 관세를 막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오늘의 논의는 원칙에 관한 것이었고 우리는 우선 준비해야 한다"며 "그리고 나는 우리가 준비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날 회의는 러시아에 맞서 국방력을 강화할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으나, EU에 대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각국 지도자들은 미국의 향후 조처에 즉각 대응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가 유럽에 경종을 울렸던 것처럼 트럼프 행정부의 선택과 발언은 EU가 더 단합하게 하고 더 적극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또한 "EU는 강력하고 이익을 추구할 모든 기회가 있다"며 "이는 미국에 우리가 전달해야 할 메시지"라고 말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유럽의 단합을 심각하게 시험한다며 "무역전쟁 같은 완전한 실수를 막기 위해 가능한 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나는 동맹과 싸우는 걸 결코 지지하지 않지만 미국이 유럽에 가혹한 조건을 제시한다면 집단적이고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날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EU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7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를 통제하기 위해 군사적, 경제적 수단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발언하며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드러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EU 파트너들은 모든 나라가 주권을 존중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지지했으며 그린란드는 오늘날 덴마크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극 지역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인정한다면서도 덴마크가 자체적으로 이 지역의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또한 그린란드와 관련해 "우리는 모든 EU 회원국의 영토 보전의 원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위협을 의식한 덴마크 정부는 북극 지역 방어를 위해 지난주 146억 덴마크 크로네(약 2조 9500억 원)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예산이 3척의 북극 함대 함정을 새로 배치하고, 장거리 드론(무인기) 4대와 위성 감시 장비를 운용하는 데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린란드 의회는 4일 외국의 정치 기부금을 금지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여당이 의회 다수당이기 때문에 가결 가능성이 높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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