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리 "SNS, 정의 아닌 권력의 도구 됐다"…머스크 성토

"SNS 알고리즘이 사회 해치면 소유주가 책임져야"
유럽 정치 뒤흔드는 머스크…독일 극우 공개 지지

6일(현지시간)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EU 비공식 정상회의에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참석했다. 2023.10.06/ ⓒ 로이터=뉴스1 ⓒ News1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연일 유럽 정치를 흔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해 소셜미디어(SNS) 소유주들이 "민주주의를 전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만들었던 기술이 우리 스스로를 억압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산체스 총리는 기후변화 반대시위나 미투(Me Too) 운동 등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사용되던 SNS가 "민주주의를 희생하면서 소수의 손에 권력과 부를 집중시키는 데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엘리트들은 부유한 사람이 법 위에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것이 바로 기술 억만장자들이 민주주의를 전복시키려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산체스 총리는 "식당 주인이 음식을 잘못 만들어 고객을 해치면 책임을 져야 하듯 SNS 소유주들도 그들의 알고리즘이 사회를 해친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SNS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패러디한 것이다.

산체스 총리의 발언은 최근 SNS 플랫폼인 엑스(X·옛 트위터) 소유주인 머스크가 이를 통해 유럽 극우정당을 두둔하고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머스크는 독일 극우정당인 '독일대안당(AfD)만이 독일을 구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내거나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와 생중계 인터뷰를 하는 등 공개적으로 AfD를 두둔해 왔다.

심지어 머스크는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를 비난하고 "미국이 영국인들을 독재 정부로부터 해방해야 하는지"를 두고 투표해달라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유럽 정상들은 머스크를 향해 "내정 간섭을 중단하라"고 비판하고 있다.

jaeha67@news1.kr